정책
“전공의 수련 환경, 교육원 설립해 관리해야”
오상훈 기자
입력 2025/06/09 17:45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은 9일, 의학회 학술대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전공의 수련교육원’을 설치해 전공의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수련 중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 수련 환경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연속 근무 시간 축소,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의원안은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 상한을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 상한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이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 전공의 수련 환경 관련 논의의 초점이 근무 시간에만 맞춰져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이 회장은 “수련병원이 너무 많고 수련 체계도 제각각인 현 상태에서 주당근무를 60시간으로 줄여놓으면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라며 “전공의 수련의 본질은 양질의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으로 수련 교육 과정을 표준화하고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의학회 산하에 수련교육원을 설립하자는 게 의학회의 주장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의대 교육을 관리하는 것처럼 의학회가 수련 교육을 관리하자는 것. 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연세대 의대)는 “미국과 캐나다처럼 수련 교육을 책임질 전문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며 “수련교육원은 전공의 교육과정 연구와 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교육 연수 등 5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학회는 오는 13일, 이 같은 의료 현안들을 주제로 ‘2025 대한의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대한의학회는 산하에 197개 학회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의학 학술단체로서 의료정책과 의학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혼란한 상황에서 미래 의학의 방향성을 조망하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전공의 수련뿐만이 아니라 지역의료, 간호법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의료 현안을 관련 단체와 함께 고민하고 통일된 의견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경현 홍보이사(울산대 의대)는 “학술대회에서 다뤄졌던 내용들은 학술대회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유관 행사 및 자료집 제작 등을 통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될 수 있으면 새정부와 논의 과정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새로운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낼 텐데, 의학회 학술대회는 의료계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환경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의정 갈등 또한 긍정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