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만성·중증질환
자꾸 웅크리고, 엉덩이 치켜드는 고양이… 장 막혔을 수도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 유예진 인턴기자
입력 2025/05/16 20:34
장폐색은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장에서 막혀 소화된 내용물이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고양이에게는 드물지 않은 응급상황 중 하나다. 입으로 삼킨 물체가 위장을 지나 장에 도달한 뒤 빠져나가지 못하면 장이 늘어나 기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구멍이 생기거나 괴사에 이를 수 있다. 방치되면 복막염이나 전신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장폐색이 생기면 고양이는 갑자기 식욕을 잃고 구토를 반복한다. 체중이 줄고 탈수 증세도 나타난다. 며칠 이상 대변을 보지 못하거나, 배가 부풀고 단단하게 만져진다면 특히 위험하다. 상태가 악화하면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몸을 웅크리거나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다. 이 같은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원인은 대부분 삼킨 이물질이다. ▲실 ▲머리카락 ▲비닐 조각 ▲과일 씨 등이 장에 걸려 막히는 원인이 된다. 어린 고양이일수록 호기심이 많아 이런 물건을 쉽게 입에 넣는다. 간혹 장염이나 기생충 감염처럼 장 기능을 방해하는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는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호자의 빠른 관찰이 중요하다.
장폐색은 엑스레이나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다. 이물질이 작거나 위치가 적절할 경우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개복 수술을 통해 이물질을 꺼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약물치료로 회복을 돕고, 합병증이 없다면 예후는 좋은 편이다. 예방을 위해선 바닥에 이물질을 방치하지 않고, 기생충 구제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고양이의 식습관이나 배변 상태, 행동 변화를 평소에 잘 살피는 것이 조기 발견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