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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멍멍” 안 되는데… 반려동물 비행기 태울 때 ‘안정제’ 먹일까?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 최소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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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 활성화되며 반려동물의 항공기 이용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비행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안정제를 복용시키면 자칫 저혈압·​쇼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휴를 앞두고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보호자가 많을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 활성화되며 반려동물의 항공기 이용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 5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의 반려동물 운송 건수는 14만 297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2022년부터 항공사의 동물 운송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항공기를 이용하는 반려동물의 수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공기 이용 동물이 늘긴 했어도 반려동물과의 여행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항공기를 낯설어하는 반려동물과의 비행,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개·고양이·새만 항공기 탑승 가능
먼저, 반려동물의 항공기 탑승 가능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항공사마다 기내 반입 가능한 반려동물의 무게나 개월, 운송 용기 기준 등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생후 8~16주 이상의 개와 고양이, 애완용 새만 반입이 가능하며, 아메리칸 핏불테리어나 도베르만 같은 맹견은 반입이 어렵다.

항공기 탑승이 가능하다면 반려동물의 성격과 건강 상태를 살펴본다. 반려동물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보통 비행 중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공기압과 고도 변화 ▲온도와 습도 변화 ▲낯선 환경 ▲제한된 공간이 주는 답답함 ▲배변·배뇨 욕구 등이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에 반려동물의 성격이 극도로 예민하거나 질환·​노화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 비행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이 악화할 수 있으니 항공기 여행을 피하는 게 좋다. 반려동물이 비행할 수 있는 건강 상태라면 여행 전 미리 캐리어 적응 훈련을 진행하고, 반려동물이 안정감을 느끼는 물건을 활용해 캐리어 환경을 조절해 두면 좋다. 항공사 규정을 알아보고 반려동물용 물과 음식을 준비해 두는 것도 비행에 도움이 된다.


◇비행 전 안정제 사용, 자칫 저혈압·​쇼크 위험 
반려동물이 비행 중 불안감을 느끼거나 흥분할 것을 대비해 미리 수면제나 안정제를 준비하는 보호자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가 수면제나 안정제를 사용한 동물의 탑승을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여울동물병원 이영호 원장(수의사)은 “수면제나 진정제로 사용하는 약물은 보통 외부 자극을 덜 받게 하기 위해 동물을 둔감해지게 하는데, 그 과정에서 혈압 저하 및 심박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의 기내 온도와 기압이 낮아 저혈압이나 쇼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멀미를 심하게 하는 반려동물이라면 멀미약 처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멀미약에는 크게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약물 ▲구토를 막는 항구토제 역할을 하는 약물이 있는데, 최근에는 항구토제 역할을 하는 약물이 주로 사용돼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낮다. 이에 실제로 많은 보호자가 비행 전뿐 아니라 장시간 자동차에 탑승해야 하거나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할 때 멀미약을 처방받으러 병원을 방문한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약물 반응에 따라 멀미약 사용 역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용 전 수의사와 함께 부작용 발생 위험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부작용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멀미약 사용 전 이용하려는 항공사에 사용 가능 여부를 문의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안정제나 수면제 등 약물이 투여된 반려동물의 운송을, 아시아나항공은 ▲안정제나 수면제가 투여된 반려동물의 운송을 제한한다고 명시해 뒀다. 티웨이항공은 제한까지는 아니지만, ▲안정제나 수면제와 같은 약물 사용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약물 사용으로 탑승이 거부되는 일이 없도록 여행 전 이용하는 항공사에 직접 멀미약 사용 가능 여부를 문의해 확실히 해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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