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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RSV 백신’ 국내 상륙… “고령자 예방 효과 기대”

정준엽 기자

한국GSK ‘아렉스비’ 출시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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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사진=정준엽 기자
세계 최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이 이달 말 국내에 출시된다.

한국GSK는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RSV 백신 '아렉스비'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아렉스비는 한국GSK가 작년 12월 국내에서 허가받은 최초의 RSV 백신이다. 이날 연사로 참여한 국내 의료진들은 아렉스비가 고령층의 RSV 감염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질병 인지도… 검사도 안 해
RSV는 치료제가 있는 코로나19나 독감과 달리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호흡기 증상이 있더라도 검사를 잘 실시하지 않고 대증요법(의료진의 경험과 환자의 증상에 의존하는 치료법)을 활용해 왔다. 정확한 검사 없이 해열진통제·수액을 처방하는가 하면, 폐렴이 있을 경우 항생제를 함께 사용해 치료하는 경우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질병 부담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또한 적었다. 신속항원검사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성인의 검사는 영유아 대비 민감도가 낮아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고령화와 함께 RSV 감염으로 인한 입원 사례가 늘면서 과거에 비해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실제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장기간 입소하는 고령자 사이에서 3~6명씩 집단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졌고, 일부는 중환자실로 입원 후 사망하기도 했다"며 "그로 인해 최근 RS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반 질환 보유자 감염 땐 질병 부담 더 커"
RSV는 모든 연령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호흡기질환이지만, 소아와 60세 이상 고령층은 사망 위험이 크다. 소아는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고, 60세 이상 고령층은 면역 T세포의 기능과 숫자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RSV 감염증은 60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이 필요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기준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25%는 퇴원 후 3개월 이내에 재입원했고, 약 8%는 독립적 생활이 어려워질 만큼 기능 상태가 나빠졌다"고 말했다.

특히 폐나 심장 등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RSV 감염으로 인한 위험이 더 크다. RSV로 입원한 6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저질환자 중 38.6%가 심부전, 35.4%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28.6%가 천식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입원 기간 동안 증상이 악화한 비율은 각각 38%, 80%, 50%였다.

문 교수는 "RSV 감염증은 독감보다 중환자실 입원률과 입원 1년 후 사망률이 30% 이상 높고, 유행기에는 감염자 1명이 3명을 감염시킨다"며 "치유 후 자연면역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재발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며, 특히 동반 질환이 있을수록 예방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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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SK 백신사업부 권현지 전무(왼쪽)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GSK 제공
◇"동반 질환 보유 고령자, ‘아렉스비’ 효과 90% 이상"
RSV 백신 '아렉스비'는 최근 치료제가 발전하지 않은 RSV에 등장한 최초의 예방 선택지다. 이달 말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 'AReSVi-006'에 따르면, 아렉스비는 1회 접종 후 첫 번째 RSV 유행 계절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질환(RSV-LRTD)의 예방 효과가 82.6%에 달했다. 폐렴·심각한 호흡기 감염증 등 중증 RSV-LRTD에 대한 예방 효과는 94.1%였다. 이 외에도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돌파감염을 경험한 환자들은 위약군 대비 기침·호흡 곤란·가슴 답답함 등 증상의 중증도가 위약 대비 42% 낮았다.

이재갑 교수는 "아렉스비는 전반적으로 중증 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가 높고, 특히 1가지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질환 예방 효과가 94.6%였다"며 "이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성인 중 약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주목할 만한 결과다"고 말했다.


◇"더 많은 국내 데이터 쌓이면 NIP 논의 필요"
아렉스비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보통 아렉스비처럼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백신은 비급여 가격이 높다고 알려졌다. 이에 추후 RSV 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갑 교수는 "국내에선 질병부담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 보니 국가필수예방접종에 바로 포함하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RSV 백신도 NIP 도입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며 "최소 2년 이상의 장기 면역을 제공하는 점도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접종 연령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에서는 50대도 아렉스비를 접종할 수 있도록 확대 승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GSK 백신사업부 권현지 전무는 "몇 주 전 미국 예방접종 자문위원회에서 50~59세 데이터가 논의됐고, 해당 연령대에 접종 권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국내에서도 고위험군에게 최대한 빨리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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