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만성·중증질환

"얘 어디서 뭐 하지? 또 누워 있네" 게으른 고양이, 알고 보니 ‘심장’ 문제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 유예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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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성 심근증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보호자가 알아채기 어려운 고양이 심장병으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반려묘 보호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집안에서 반려동물을 찾으러 다닌다. 집안 곳곳에 숨어서 혼자 놀다 보면 보호자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호자가 찾을 때마다 고양이가 제자리에 가만 있는 걸 발견한다면, 단순히 게으른 게 아닐 수 있다. 활동량 감소는 주로 암컷 고양이에게 나타나는 심장 질환인 ‘제한성 심근증’의 신호일 수 있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제한성 심근증은 심장에서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공간인 심실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심장 근육이 뻣뻣해지면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거나 밀어내기 어려워진다. 고양이 심장질환 중에서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암컷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은 비대성심근증과 비슷하다. 비대성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식욕이나 활력이 조금 줄어드는 정도여서 눈에 띄지 않는다. 병이 진행되면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다. 폐에 물이 차면서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생기고 배가 부풀어 오를 수도 있다. 심장에 생긴 혈전(피떡)이 다리로 흘러가면 뒷발이 차가워지고 붓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심장에 염증이 생기거나 기생충이 감염된 경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치료는 비대성심근증과 마찬가지로 약물 위주로 이뤄진다. 폐에 물이 찬 경우에는 수분 배출을 돕는 약인 이뇨제를 사용해 물을 뺀다. 혈관에 혈전이 생긴 경우에는 혈액이 굳는 것을 막는 약인 항응고제를 처방한다. 제한성 심근증은 완치가 어렵고 급격히 악화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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