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만성·중증질환

“경련하는데 카메라 들이대라니” 보호자가 영상 찍어야 할 이유는…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 최소라 인턴기자

이미지

반려동물의 경련 장면을​ 찍은 영상이 있으면 수의사가 원인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련이란 뇌에서 발생한 전기적 이상으로 근육이 수축하고 움직임 조절 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침착한 보호자라도 평소 건강해 보이던 반려동물이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키면 당황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의 경련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반려견이 경련을 일으킨다면 먼저 반려견 주위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 경련 증상이 시작되면 보통 몸을 심하게 떨거나 근육이 경직돼 균형을 잡지 못하고 쓰러진다. 이때 주변에 위험한 물건이 있거나 주변이 어지러우면 반려견이 쓰러지는 과정에서 크게 다칠 수 있으니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푹신한 쿠션이나 베개 등으로 반려견을 보호한다.

다음으로 경련 과정에서 발생한 침이나 토사물이 반려견의 기도를 막을 수 있으니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반려동물의 고개를 옆으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다. 경련 중에는 반려동물이 침을 과하게 흘리거나 구토를 할 수도 있는데, 침이나 토사물이 쓰러져 있는 반려견의 기도를 막으면 오염성 폐렴이 발생하거나 호흡 곤란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면 경련 장면을 찍어뒀다가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다. 경련 지속 시간에 대한 기록이나 경련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있으면 수의사가 경련 원인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반려동물의 안구를 압박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반려동물의 눈을 감기고 엄지로 눈을 지그시 눌러주는 것이다. 안구를 압박하면 미주신경이 자극돼 경련 시간이 줄어들고 반려동물을 신속하게 안정시킬 수 있다. 다만, 안구를 손 이외의 물건으로 압박하거나 너무 세게 압박하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부드러운 수건 등을 여러 번 겹쳐 반려동물을 안는 것도 반려동물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때 반려동물이 너무 흥분해 보호자를 무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보호자도 방심하지 말고 최대한 조심히 접근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경련을 일으킨다면 가능한 반려동물이 안정된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지만, 안구를 압박한 뒤에도 오랜 시간 발작이 계속된다면 발작이 멎지 않았어도 병원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보호자가 곁에서 지켜보며 ▲처음 경련한 시기와 주기 ▲구체적인 증상 ▲최근 먹은 음식이나 약물 ▲예방접종 여부 등을 체크해 두면 문진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한편, 반려동물이 하루에 두 번 이상 경련을 일으키거나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응급실에 데려가야 한다. 한 눈에 알아차리기 쉬운 전신 경련만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신체 일부에 발생하는 국소 경련도 제때 처치하지 못하면 뇌 손상 위험이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주둥이만 바르르 떨거나 ▲입을 계속 씹는 듯 움직이거나 ▲눈을 한쪽만 깜빡이는 등의 국소 경련 증상을 보인다면 반려동물의 심기가 불편하다고 넘겨짚지 말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게 좋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