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질환

꽃가루 알레르기로 괴로울 때, 가장 효과적인 완화법은?

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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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과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등을 적절히 활용한 개선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온이 올라가면서 각종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과거보다 더 빨라졌다. 봄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꽃가루는 재채기, 콧물, 눈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야외 활동이나 등산 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의 도움말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면역 시스템 착각으로 발생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해롭지 않은 외부물질을 위험한 물질로 착각해 면역세포들이 이를 제거하고자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절기가 되면 꽃가루가 어디에나 항상 공기 중에 떠다니고 몸에 잠시 들어와도 해롭지 않고 몸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의 몸은 꽃가루를 기생충이나 세균처럼 해롭고 위험한 물질로 착각을 한다. 꽃가루가 코에 들어오면 면역시스템이 비상 전시 상태에 돌입하고 과잉 방어를 하면서 꽃가루를 공격하고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주원인인 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꽃이 아닌 나무다. 특히 나무 중에서도 가장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꽃가루는 자작나무 꽃가루다. 산나무 꽃가루도 큰 원인이다.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개나리, 벚꽃 등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미세먼지나 봄철 황사는 이러한 알레르기 염증을 더 악화시켜 비염과 천식을 심하게 만든다. 특히 오전에 나무 꽃가루가 더 많이 날리며 건조하고 따뜻한 날일수록 공중으로 잘 퍼진다. 화창하면서 따뜻한 날일수록 꽃가루가 더 많이 날려 증상이 심해진다.

◇증상 방치하면 다른 질환으로 이어져
꽃가루 알레르기의 증상은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피부염 ▲기관지 천식 등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코로 들어가 코 안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콧물, 재채기가 나온다. 결막염이 생기면 눈이 심하게 가려워지면서 눈이 충혈 되거나 눈곱이 낀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생기면 꽃가루에 노출된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가려워지고 기관지 천식이 생기면 기침이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환절기 기온 차가 많은 경우 감기도 잘 걸려서 설상가상으로 비염과 천식이 다 악화되기도 한다.


비염, 결막염, 천식 등 모든 염증 질환은 밤부터 새벽에 더 나빠진다. 특히 집에 찬 공기가 많으면 코막힘이 더 심해진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아침에 환기나 운동을 피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증상을 계속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골이도 심해지고 수면무호흡증이 올 수 있다.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피로가 생긴다. 실제 뇌파를 찍어보면 비염 환자가 숙면에서 깨서 미세 각성 상태가 되는 경우가 열 배 높다. 숙면을 못 하면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행동장애나 정서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비염이 지속되면 축농증이 발생할 수 있고 축농증은 만성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염 환자 3분의 1은 천식으로 발전할 수 있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줄이는 생활습관
꽃가루 알레르기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인 물질인 꽃가루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최대한 삼가고 외출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차를 운전할 때도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 순환을 하고 일정 시간을 정해 짧게 환기를 시킨다. 물을 많이 마시고 귀가 후에는 비강 세척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샤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자주 털거나 빠는 것도 집안 꽃가루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도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침구류를 섭씨 55도 이상에서 자주 빨고 진공청소기로 자주 청소를 하는 게 좋다.

◇필요 시 약제 사용을
생활습관 개선으로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약국에서 많이 살 수 있는 비강 수축제다. 코를 뚫어주는 스프레이로 이런 약제들은 5일에서 1주일 이상 연속으로 쓰면 안 좋다. 다른 하나는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분무제다. 다른 스테로이드와 달리 오래 써도 안전하고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다. 두 살짜리 아기한테도 효과가 있고 최근 연구에서는 30년 이상 매일 써도 코에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꾸준히 사용하면 질 좋은 숙면을 취하고 만성피로도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려면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뿌려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때만 간헐적으로 쓰면 염증이 다시 올라온다. 날마다 코점막을 관리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며칠에서 몇 주간 지속하면 코막힘이 서서히 개선된다. 필요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길항제 등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을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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