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코 골며 잤는데, 돌연 사망” 故 강수연, 몸속 시한폭탄 ‘이것’ 원인이었다

이아라 기자

[스타의 건강]

이미지

56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강수연의 사망 원인이 드러났다./사진=KBS2 ‘셀럽병사의 비밀’ 캡처
56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강수연의 사망 원인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고인의 주치치의였던 박상규 신경외과 전문의가 출연했다. 그는 “환자는 CT상으로 지주막하 출혈(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의 일종)과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내출혈이 동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유족이 ‘셀럽병사의 비밀’ 측에 제공한 의료 기록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건강 상태에 큰 문제가 없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수연이 세상을 떠날 당시의 상황도 상세히 다뤘다. 2022년 5월, 강수연은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 증상을 보인 뒤 잠에 들었다. 코까지 골며 깊게 잠이 들어 가족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그는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이에 ‘중증외상센터’ 원작자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은 “동맥류가 생겼다고 증상이 있진 않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걸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수연처럼 이게 머리 안에서 터지면 100명 중의 15명은 병원에 도착 전 사망한다”며 “병원에 오더라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수연의 돌연사 원인으로 꼽힌 뇌동맥류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 정도에서 발병된다고 알려졌다. 뇌동맥류에 의해 혈관이 계속 부풀어 오르다가 결국 파열되면 뇌출혈로 이어진다. 이 경우 출혈과 동시에 사망할 확률이 30%에 이른다. 뇌동맥류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후천적으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동맥류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낙준 교수가 말한 것처럼 뇌동맥류는 파열 직전까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도 불린다. 뇌동맥류로 인해 부풀어 오른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한다. 그러면 뇌에 영구적 손상이 가해져 언어장애, 운동장애 등이 유발될 뿐 아니라 사망 위험까지 있다.

뇌동맥류가 발견됐을 때, 크기가 3mm 이상으로 크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하다면 파열 가능성이 있어 최대한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파열 전 발견해 치료하면 95% 이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치료는 주로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이뤄진다. 클립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이다. 코일색전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뇌동맥류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비만하다면 혈당과 혈압, 체중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뇌출혈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뇌동맥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