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이 영양제’ 과복용했더니”… 손발 저리고 몸 균형 안 잡혀, 비타민의 위험성?
임민영 기자 | 유예진 인턴기자
입력 2025/04/03 13:39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대학교 신경과 전문의 바이빙 첸 박사는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많은 사람이 비타민은 항상 복용해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며 “비타민B6는 몸에 축적돼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환자가 혈액검사 결과는 정상인데 몇 달 동안 손발 저림과 감각 이상, 몸의 균형 감각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알고 보니 그 환자는 몇 년 동안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고용량의 비타민B6 보충제를 복용해왔고, 비타민B6가 많이 함유된 에너지 음료도 자주 마시고 있었다”고 했다. 첸 박사는 “이 사례는 비타민이라고 해서 많이 먹는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타민B6는 에너지 대사와 신경 전달, 면역 기능 등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다. 비타민B6가 부족하면 피로감이나 면역 저하, 피부 질환 등이 나타난다. 다행히 비타민B6은 ▲육류 ▲생선 ▲바나나 ▲감자 등 여러 식품에 자연적으로 포함돼 있어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영양 보충이 아닌, 피로 해소나 뇌 기능 개선 등을 기대하며 B6 보충제를 따로 챙겨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기억력 향상’ ‘활력 증진’ 등 기능성을 강조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에너지 음료에는 비타민B6가 고용량으로 함유된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비타민B6가 고용량으로 들어있어도 수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복용한다. 실제로 수용성 비타민은 대부분 과잉 섭취 시 체외로 배출된다. 하지만 비타민B6는 예외적으로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에 축적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말초신경병증이 있다. ▲손발 저림 ▲감각 이상 ▲균형 감각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 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며, 회복이 더디거나 영구적인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드물게 피부 발진이나 위장 자극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성인 기준 비타민B6의 1일 상한 섭취량(건강한 사람이 부작용 없이 섭취할 수 있는 하루 최대량)은 100mg이다. 하지만 시중에는 이보다 높은 용량이 포함된 보충제가 다수 유통되고 있으며 기능성 음료나 간식 등을 통해도 중복 섭취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비타민은 많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장기간 복용을 지속하면 신경계에 해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비타민도 다른 약물처럼 적절한 용량과 기간을 지켜야 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