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스터리 풀렸다… ‘한국산 바이러스’ 때문?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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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크먼 부부 사진/사진=TMZ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생전 95세)과 그의 아내 벳시 아라카와(생전 65세)의 사망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렸다.

지난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피플 등 외신 매체는 미국 뉴멕시코주 수사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진 해크먼 부부의 사인을 보도했다. 앞서 2월 27일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된 당시 아라카와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부엌에는 약병과 약이 흩어져 있었고, 두 사람의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어 갖은 추측을 낳았다. 수사 당국은 아라카와의 이메일과 활동 기록 등을 토대로 2월 11일 아라카와가 먼저 숨졌고, 해크먼은 숨진 아내와 일주일가량 집에서 함께 지내다 2월 18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해크먼이 중증 알츠하이머(치매)를 앓고 있어 아내가 숨졌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수사 당국은 “부검 결과 벳시 아라카와는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폐증후군으로 사망했다”며 “해크먼은 고혈압과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중증 알츠하이머(치매)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 해크먼의 아내 벳시 아라카와를 사망에 이르게 한 한타바이러스는 흔히 ‘유행성 출혈열’로 잘 알려진 신증후군 출혈열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이 바이러스는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쥐의 폐 조직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장소의 이름을 따 한타바이러스로 불리게 됐다.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 소변, 타액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두통, 고열, 발진 등을 겪고 전신성 출혈, 쇼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기 ▲저혈압기 ▲소변감소기 ▲이뇨기 ▲회복기 등 총 5단계 경과를 보인다. 보통 저혈압기와 소변감소기에 사망률이 높아진다. 저혈압기에서 중증 감염으로 이어지면 쇼크 증상을 동반할 수 있고, 소변감소기에 소변량이 줄면서 콩팥병 증상이 악화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타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신속한 진단과 각 경과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 다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만큼 유행 시기(10~12월) 약 1개월 전에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매년 약 400~600명의 한타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군인, 농부 등은 야외 활동 후 샤워와 세탁을 통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좋다.

세 줄 요약!
1. 2월 27일 사망했던 해크먼 부부의 사인이 공개됨.
2. 아내 아라카와는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고, 치매를 앓던 진 해크먼도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추정.
3. 한타바이러스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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