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미 대사증후군인데, 관리하면 치매 위험 다시 낮아질까?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학술이사)

[기억의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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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은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치매에 걸릴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은 치매 위험 증가 및 뇌 건강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높은 중성지방 수치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등 다섯 가지 요소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될 때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여러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대사증후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등 혈관을 손상시켜 뇌혈류를 감소시키는데 이로 인해 혈관성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 작은 혈관이 손상되면서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기 시작하면서 결국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대사증후군은 알츠하이머병과도 연관된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과 신경세포 손상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들에서는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 반응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인슐린이 몸속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뇌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는 신경세포 손상을 가속화한다. 대사증후군이 야기하는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뇌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 축적을 촉진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의 치매 위험이 12% 증가했으며 고혈당, 고혈압, 낮은 HDL 수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뇌 MRI 및 인지기능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총 뇌 부피 감소, 해마 위축, 백질변성이 더 심하며 기억력·사고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생체지표 연구에서는 BMI, 중성지방, 이완기 혈압이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지표인 Aβ42 수치가 증가하며 대사증후군 요소가 추가될수록 증가폭이 커졌다.

대사증후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다시 낮출 수 있다. 기본적으로 ▲복합 탄수화물(현미 등 통 곡물) ▲채소 ▲과일 ▲견과류 ▲생선 ▲올리브 오일 등을 포함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고 당류나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은 줄여야 한다. 단백질, 섬유질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대사 건강 및 인지 기능 개선에 필수적이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해 뇌 혈류를 증가시키며 근력 운동은 인슐린 기능을 활성화해 대사 기능을 높인다. 주 5일 하루 30분씩 1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복부 비만인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성 스트레스는 대사증후군 및 인지 기능 저하를 불러일으키므로 명상, 요가 등 흥미를 느끼는 취미활동으로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하루 7~9시간 충분히 숙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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