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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성공률 최대 80%인데… '코센틱스', 왜 쉽게 못 쓰나 [이게뭐약]

정준엽 기자

[이게뭐약] 화농성 한선염 생물학적 제제 세쿠키누맙②

중증 화농성 한선염 치료에 쓰이는 생물학적 제제 '코센틱스'는 원래 건선 치료제였으나 화농성 한선염으로 효능을 넓혔다. 70~80%의 치료 성공률과 양호한 안전성 덕분에 환자들의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아직 급여 적용 등 숙제가 남아 있어 쉽게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코센틱스의 기전, 사용 시 주의사항, 급여 상황 등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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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바티스 중증 화농성 한선염 치료제 '코센틱스'/사진=한국노바티스 제공
◇원래는 건선 약… 위약 대비 높은 개선 효과
코센틱스는 염증성 면역질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IL)-17A'를 직접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염증 관련 단백질인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방출을 막아 농양과 흉터를 줄여준다.

코센틱스가 화농성 한선염에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학계의 분석은 건선에서 출발했다. 두 질환 모두 염증 발생 과정에서 인터루킨-17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에는 건선 치료제로 허가됐지만, 화농성 한선염에서도 인터루킨-17A를 차단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 될 수 있다고 논리를 세우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임상시험이 바로 3상 연구 'SUNNY'다. SUNNY는 SUNSHINE과 SUNRISE 등 두 가지 연구로 구성됐다. 두 연구 모두 조건이나 주요 1·2차 평가변수가 동일한 대규모 연구다. 코센틱스는 두 연구에서 HiSCR 달성률이 위약 대비 높았으며, 증상 개선 효과는 최대 104주차까지 유지됐다. SUNSHINE·SUNRISE에서 코센틱스의 HiSCR 달성률은 각각 45%·42%였으며, 위약군은 각각 34%·31%였다. HiSCR은 염증성 병변의 50% 이상 감소와 배농성 누관의 증가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통증 호전 효과 커… 삶의 질 개선에 도움
중증 화농성 한선염은 염증이 대체로 큰 데다 깊은 굴(Sinus Tract) 또한 형성하기 때문에 통증이 크고 삶의 질이 상당히 나빠진다. 굴이란 피부 아래에서 고름·농양들끼리 이어져 생기는 터널 같은 길을 말하며, '농루관'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굴은 한 번 생기면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흔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코센틱스를 사용할 경우 항생제를 썼을 때보다 통증과 굴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이원주 교수는 "기존 항생제 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인 경향이 있는데, 코센틱스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경우 증상을 많이 개선시키고, 치료 주기도 2~4주 간격으로 더 긴 편"이라며 "긴 투여 간격으로 치료가 더 편리해지고, 통증이나 굴을 호전시키다 보니 환자의 삶의 질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코센틱스의 치료 성공률은 70~80%다.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여전히 20~30% 환자는 코센틱스를 사용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치료 성공률을 더 높이고 치료에 실패하는 환자에게 유효한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제제와 다른 약제·수술을 병행하는 방안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최유성 교수는 "특정 치료법이 다른 치료법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보다, 같은 환자라도 상황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추후에는 생물학적 제재를 쓰면서 다른 약을 병용하거나, 수술을 부분적으로 하는 방안들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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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센틱스를 투여하는 환자는 생백신 병용을 피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백신 병용 투여 불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도 사용 피해야
코센틱스는 환자의 자가 투여가 가능할 만큼 이상 반응이 드문 약제다. 대표적인 이상 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으로 인한 통증·부기·발적이지만, 이 역시 빈도가 낮다고 알려졌다.

다만, 의료진은 환자에게 약을 사용하기 전 크게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게 결핵 검사다. 코센틱스는 잠복결핵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이 높은 약제라고 알려졌으나, 화농성 한선염처럼 장기간 면역 조절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서 결핵 감염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부작용이다. 이원주 교수는 "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하기 전에는 환자의 감염 상태를 검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잠복기에 결핵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종종 있어 약제 사용 전 반드시 결핵 검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코센틱스 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치료 중일 경우, 생백신과의 동시 투여 또한 피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상황에서 특정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생백신을 접종하면 해당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어서다. 코센틱스 투여 환자가 독감이나 대상포진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고려한다면 사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생백신을 사용하게 된다면 생백신과 코센틱스 사이의 투여 간격은 4주 정도가 적절하다. 중증 화농성 한선염 환자가 코센틱스 사용을 앞두고 있는 경우 생백신을 접종한 후 약 4주 후부터 투여하면 되고, 이전에 코센틱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면 4주 동안 투여를 중단하고 백신을 접종한 지 4주가 지났을 때부터 다시 사용하면 된다.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에도 코센틱스 처방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원주 교수는 "화농성 한선염 환자 중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을 같이 겪는 경우 인터루킨-17A 억제제보다는 TNF-α 억제제 사용이 더 권장된다"며 "인터루킨-17A 억제제가 염증성 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비싼 약가 전액 본인 부담… 급여 적용까지 시간 걸릴 듯
현재 코센틱스를 중증 화농성 한선염 치료제로 쓰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이 높은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 중증 화농성 한선염은 2022년 1월부터 산정특례에 포함됐으나, 코센틱스는 아직 중증 화농성 한선염에서는 비급여로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생물학적 제제인 애브비의 휴미라는 급여로 사용 가능하지만,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진단 후 1년 이상 경과했음에도 2개 이상의 부위에 병변이 있거나 ▲3개월 이상의 항생제 치료에도 치료 효과가 미흡하거나 부작용이 있어야 한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 또한 코센틱스 사용을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유성 교수는 "코센틱스를 지금 처방할 경우 비급여로 사용해야 하는데, 약가가 고가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1년 동안 특정 한 가지 약에만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환자와 의사 서로에게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적한 임상 근거 부족 문제를 보완해 급여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제 논의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원주 교수는 " 2년 정도 장기 연구 결과가 새롭게 보완되면서 근거 부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조기에 쓸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고가의 약제를 사용할 경우 보험 재정에도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고 했다. 최유성 교수 역시 “생물학적 제제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고가의 치료”라며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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