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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인 알시아 브라이든(58)은 지난 5월 뇌졸중 발생 후 이탈리아 억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사진=데일리메일
영국 50대 여성이 뇌졸중을 앓은 후 뜬금 없이 이탈리아 억양을 구사하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알시아 브라이든(58)은 지난 5월 뇌졸중 발생 후 이탈리아 억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경동맥 협착증으로 인한 뇌졸중이라고 진단했다. 경동맥 협착증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는 혈관인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브라이든은 당시 상황에 대해 “오른쪽 얼굴이 처졌다”며 “언어 장애도 와서 말을 못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단어를 받아쓰라고 했는데 아예 못했다”며 “뇌가 말 그대로 정지된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8월에 수술을 받은 그는 또 다른 질환을 겪게 됐다. 수술 후 의식을 되찾았을 때 브라이든은 이탈리아 억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간호사가 와서 혈압을 재는데 내가 말하기 시작하자마자 간호사가 당황하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며 “동시에 나도 ‘지금 내가 말한 거야?’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말을 하면 할수록 모두가 혼란스러워했다”며 “영국 사람이고, 이탈리아는 가본 적도 없는데 이탈리아 사람인 것처럼 말했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그에게 ‘외국어 말투 증후군’이 나타났으며, 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알시아 브라이든이 겪고 있는 외국어 말투 증후군은 외국어로 말하는 것처럼 말투가 부자연스러워지는 희귀 언어 장애다. 외국어 말투 증후군이 나타나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마치 외국어로 말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실제 외국어로 말하는 것은 아니고 발음 과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외국어 말투 증후군 환자들은 억양이 변하게 되는데, 주로 말하는 속도나 높낮이가 변한다. 자신이 들어본 적 없는 방언이나 언어의 억양과 비슷하게 말한다. 그리고 단어를 구성하는 요소 중 일부를 무작위로 생략하거나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집을 의미하는 ‘house’ 대신 ‘ouse’를 말하거나, ‘책’ 대신 ‘잭’을 말하는 식이다.


외국어 말투 증후군은 뇌의 전두엽(기억력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부위)에 손상이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전두엽이 원인일 경우 환자들은 단어의 원래 발음을 기억해서 소리 내지 못한다. 그리고 근육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의도와 달리 틀린 발음을 보일 때도 있다. 이외에도 극심한 편두통 등에 의해 뇌 활동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외국어 말투 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편두통이 뇌의 언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뇌가 과도하게 활동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추측한다.

외국어 말투 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원인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환자들은 치료 전 초음파 검사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뇌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전두엽 등에서 손상이 발견되면 이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그런데, 손상이 없다면 환자들은 언어 치료와 정신 치료를 받는다. 언어 치료는 환자가 어떻게 발음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점을 고쳐야 원래대로 발음하는지 찾는 방식이다. 외국어 말투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합병증으로 앓는다. 이는 주변 사람으로부터의 불신 때문에 많이 발생하며, 언어 장애로 인한 자존감 저하도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