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톡톡]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
전립선암, 절반 이상이 '고위험' 환자
간단한 PSA 검사 인지도 낮기 때문
"국가암검진에 포함시켜 검사 확대를"
전립선암 진행되면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올라파립 등 신약으로 생존기간 늘려
특히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화학적 거세를 통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해도 암이 계속 진행돼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는 평균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줄어든다. 다행히 최근에는 표적치료제, 방사선동위원소 치료 등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대한비뇨의학회 신임 회장)는 "전립선암은 예후가 나쁜 고위험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혈중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전립선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남성 암이고 현재도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으로는 남성 암 중 발생률 4위였으나, 증가세를 고려하면 현시점에는 1위일 수 있다. 과거보다 검진율이 높아졌고, 고령화, 고지방 식이, 비만 등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줬다.
-어떻게 진단하나?
전립선암은 PSA (전립선 특이항원)라는 종양표지자로 예측할 수 있다. 혈액검사로 진행하는 PSA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가능성을 파악하고, 수치에 이상이 있을 경우 조직검사를 실시해 확진한다. 전립선암 수술, 방사선·약물치료 후에도 재발이나 내성 여부를 파악하려면 PSA 수치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미국, 유럽 등은 고위험 전립선암이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전립선암 환자 절반 이상이 고위험군이다.
PSA 검진율이 낮기 때문이다. 2019년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40대 이상 남성 3분의 1만 전립선암 검진에 대해 알고 있다. 검진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80%가 넘었다.
-국가암검진으로 진단 가능한가?
비뇨의학계에서 PSA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건강검진에만 대부분 PSA 검사가 포함됐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사람은 전립선암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견 가능하다는 뜻이다. 공평하지 않다.
혈액검사인 PSA 검사는 CT나 MRI처럼 비싼 검사가 아니다. 국내의 경우 고위험 전립선암 진단 비율이 높기 때문에 과잉 치료 우려가 있는 다른 암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PSA 검사의 국가암검진 포함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전립선암 항암치료에 어려움은 없나?
수술 후 전립선암이 재발하거나 진단 당시부터 전이가 확인되면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1차적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해 남성 호르몬 차단 치료를 시행한다.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60대 이상인데, 고령 환자의 경우 남성 호르몬이 떨어지면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심혈관계,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령 전립선암 환자는 남성 호르몬 차단 치료에 내성이 생겨 항암치료를 진행할 때도 젊은 환자들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높다.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이란?
남성 호르몬을 차단해 화학적 거세를 했음에도 저항성이 생긴 암이다. 전립선암을 초기 암, 진행된 암, 전이된 암으로 나눴을 때 끝 쪽에 가장 가까운 암이라고 할 수 있다. 완치는 어려우나, 부작용을 줄이면서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치료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임상 연구들이 진행돼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도 기대여명이 많이 개선됐다.
PARP 저해제는 BRCA1/2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약이다. 현재 국내에서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쓰는 PARP 저해제로는 올라파립(린파자)이 있다. BRCA 유전자 또는 상동재조합복구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더 좋았으나, 올라파립과 2세대 호르몬 차단 치료제를 같이 사용했을 경우에는 유전자 변이와 상관없이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러 임상연구들을 보면 생존 기간도 가장 길었다. 올라파립과 2세대 호르몬 차단치료제 병용요법은 PSA 수치 상승을 효과적으로 지연시켰으며, 올라파립 단독 요법 역시 PSA 수치를 감소시켰다. 효과가 좋은 데다 부작용 또한 관리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한 세포독성 항암치료에 거부감이 컸던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전립선암 환자 수가 많아지면서 신약 연구·개발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치의와 꾸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동시에, 새로운 치료법이나 임상시험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정보를 찾아보고 치료법에 대해 질문하면 의료진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희망을 잃지 말고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노력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