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머리뼈 40% 없어졌다”… 유튜버 우은빈, 요즘 겪는 ‘명칭 실어증’이란?

김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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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인 우은빈(왼)과 수술 직후 머리뼈를 드러낸 우은빈의 모습(오)/사진=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유튜브 채널 우자까를 운영하는 우은빈(34)이 뇌 손상으로 인해 명칭 실어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 출연한 승무원 출신 작가 겸 유튜버인 우은빈은 “올해 1월 27일, 길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보도블록에 크게 부딪혔고, 그렇게 그날의 기억을 다 잃어버렸다”며 “머리가 깨지면서 뇌출혈과 뇌부종이 발생했다”고 했다. 우은빈은 “좌뇌 95%가 손상됐고, 왼쪽 귀와 전두엽 밑으로도 피가 쏟아져서 후각‧시각 신경세포도 모두 손상됐다”며 “수술 전 의사 선생님이 가족들에게 ‘살아날 확률이 20~30%’라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우은빈은 수술 중에도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았고 수술이 성공했더라도 언어‧인지‧청각 장애가 생겨 온전히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은빈은 “수술 후 앞에 있는 엄마‧남편도 알아볼 수가 없었고, 아빠만을 알아봤다”며 “결국 왼쪽 머리뼈 5분의 2를 들어내는 개두술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은빈은 후유증으로 ‘명칭 실어증’이라는 언어 장애를 앓게 됐다. 현재 그는 끝없는 훈련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으로 인해 강연을 다닐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우은빈이 겪고 있는 명칭 실어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실어증은 말하는 능력을 잃은 언어 장애다.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병변이 발생해 언어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실어증에 걸리면 소리를 내는 기관인 입이나 성대 등에 문제가 없고 의식이 멀쩡한데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 사람의 언어기능은 말하기·알아듣기·따라 말하기 등 다양하므로, 각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도 다르다. 따라서 실어증의 원인은 각 기능을 담당하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해진다. 보통 뇌졸중·뇌종양·뇌염 등 원인 질환으로 인해 뇌에 손상이 가면 실어증이 생길 수 있다. 손상된 부위를 방치하면 언어중추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어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우은빈이 겪고 있는 ‘명칭 실어증’은 물건의 이름을 기억하거나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경우다. 정확한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혹은 단어를 기억해도 말하기 어려워한다. 명칭 실어증 환자는 유창하게 말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사용하거나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우회적으로 말할 때도 있다. 유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물체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 명칭 실어증뿐만 아니라 단어‧어구‧문장을 반복해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전도 실어증’이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거나 쓸 수 있는 능력을 거의 모두 상실한 ‘전 실어증’ 등이 있다.

실어증은 뇌 손상을 일으킨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사라진다. 그러나 뇌졸중 발생 후 뇌 손상이 심각했다면, 후유증으로 실어증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땐 약물치료와 함께 전문적인 언어치료사와 반복적인 읽기·쓰기·말하기 훈련을 해야 한다. 또 단어를 떠올리기 어렵고 대화 시 문법이나 구문을 지키기 어려운 일이 잦다면 병원을 찾아 바로 검사받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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