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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조직 85% 이식”… 스스로 총 겨눴던 男, 10년 만에 다시 태어나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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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파프(30)는 10년 전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심각한 얼굴 손상을 입었지만, 최근 안면이식수술을 마쳤다. 안면이식수술 전후 사진과 10년 전 모습./사진=CNN, Mayo Clinic
10년 전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심각한 얼굴 손상을 입었지만, 최근 안면이식수술을 마친 미국 3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은 데릭 파프(30)의 사연을 보도했다. 파프는 10년 전 스무 살일 때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에 시달렸다. 2014년 3월 파프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그는 당시에 대해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총을 꺼내고 밖으로 나가 스스로에게 쏜 순간까지 어느 것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그날 새벽 아버지 제리 파프에게 발견됐다. 제리 파프는 총 보관함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해 집을 둘러보다가 차고 옆에 쓰러져있는 아들을 찾았다. 파프는 곧바로 병원에 실려가서 다행히 살았지만, 수주가 지나서야 의식을 되찾았다.

파프는 스스로 얼굴에 총을 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코와 입술, 치아, 이마 일부가 사라져 숨 쉬거나 음식을 씹고 삼키거나 웃거나 눈을 감는 것도 어려웠다. 수년간 그는 총 58번의 안면 재건 수술을 받아 얼굴을 복구하고자 했다. 덕분에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코와 턱, 치아, 눈꺼풀, 이마 일부가 없어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파프의 어머니 리사 파프는 “결국 의료진은 ‘남은 건 안면이식수술뿐이다’라고 했다”며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평소 활발하고 사교적인 아이여서 처음에는 아들이 한 행동에 충격받았고, 막지 못했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었다”며 “그런데 차분히 생각해보니 모든 게 소용돌이처럼 빠르게 벌어졌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가족들이 함께 힘을 합쳐 이 시기를 잘 이겨내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안면이식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 집도의였던 사미르 마르디니 박사는 수술팀과 함께 수술 과정을 컴퓨터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지난 2월 파프는 50시간이 넘는 안면이식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에는 80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파프 얼굴의 약 85%는 기증자의 조직으로 대체됐으며, 손상된 부위를 포함해 얼굴 근육, 목의 피부도 이식했다. 의료진은 기증자의 눈물샘까지 이식해 파프가 정상적으로 눈물을 배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기증자와 파프의 얼굴 신경을 연결해 파프가 자연스럽게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마르디니 박사는 “안면이식수술은 ‘생명을 구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새로운 삶을 주는 수술’이다”라며 “그 사람의 얼굴을 다시 채워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면이식수술은 아직 많이 시행되지도 않았고, 전 세계에서 50건 정도만 진행됐다”며 “환자마다 모두 다른 손상을 보여서 수술할 때마다 완전 새로운 케이스가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수술한 뒤 곧바로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새로운 얼굴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 달 동안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며 대비하게 했다. 리사 파프는 “입원실에는 카메라도 핸드폰도 아이패드도 없었다”며 “심지어 화장실 거울도 가려져서 데릭이 제대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총을 겨눈 지 정확히 10년이 된 3월 5일에 파프는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사람이 된 느낌이다”라며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이제 자연스럽게 표정을 지을 수 있으며, 말할 때도 어려움이 없다. 마르디니 박사는 “(여러분도) 파프가 지었던 미소를 봤어야 했다”며 “그 순간 이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을 비로소 체감했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현재 매주 2회 운동하고 있으며, 언어 치료를 받고 있다. 몸이 이식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도 복용 중이다. 파프는 현재 상태에 대해 “매우 좋다”며 사람들이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내일이 되면 새롭게 태양이 뜬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넘어갈 줄 알아야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전 세계에서 72만 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29세 청년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은 3위일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자살한 사람이 1만3978명으로, 하루 평균 38.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사고를 예방하려면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 등을 빠르게 회복하고 적응하는 능력이다. 주변 사람과 진심으로 소통하거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회복탄력성을 단련할 수 있다. 개인적인 노력에도 낫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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