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38세 두 아이 엄마,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 살리고 하늘 나라로

이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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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이근선(38)님 가족 사진./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 10월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이근선(38)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밝혔다.

10월 1일 이근선씨가 집에서 쓰러진 것을 자녀가 발견해 급히 응급실로 이송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 모두가 2006년도에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생명나눔을 약속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에 동의했고 뇌사장기지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안구를 기증하여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9살, 10살인 자녀들에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이씨가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살아 숨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이씨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 성격이었다. 젊어서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사 일을 했었고, 시간이 될 때면 미술관과 공연 관람을 즐기곤 했다. 이씨는 2014년 1월에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2024년 4월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씨의 가족은 남은 아이들에게 천사와 같은 엄마가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언론보도를 결심했다. 또 이씨가 병실에 누워있을 때 딸이 엄마를 보며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을 때, 엄마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한 거다"라고 답해줬다. 우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이별의 순간 가족들은 착한 일을 하고 가는 이씨를 생각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이씨의 남편 김희수 씨는 "나의 하나뿐인 근선,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때까지 애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생명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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