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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희귀병 신약… FDA, 화이자 신규 기전 혈우병 치료제 허가

정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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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전의 혈우병 치료제 신약이 등장했다./사진=화이자 제공
희귀병 신약 허가 트렌드가 한 번 더 이어졌다. 화이자의 마스터시맙 성분 혈우병 치료제 신약 '힘파브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FDA는 힘파브지를 혈액응고 제8인자(Ⅷ) 억제인자가 없는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A형 혈우병 환자 또는 제9인자(FIX) 억제인자가 없는 12세 이상 성인·청소년 B형 혈우병 환자의 출혈 에피소드 빈도 감소와 예방을 위한 일상적 예방요법으로 승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결핍으로 인한 희귀 유전성 혈액질환으로 A형 혈우병은 선천성 8인자 결핍, B형 혈우병은 선천성 9인자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국내의 경우 A형 혈우병 환자가 B형 혈우병 환자보다 6배가량 많다.

힘파브지는 응고인자를 대체하는 대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항응고 단백질인 조직인자경로억제제(TFPI)의 양을 줄이고 활성을 줄이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이를 통해 혈액응고에 중요한 효소인 트롬빈의 생성량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A·B형 혈우병 치료에 모두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항-조직인자경로억제제 치료제로, 프리필드펜(약물을 사전에 충전해 둔 자동주사기) 제형을 통해 주 1회 간격으로 피하 투여한다.


이번 승인은 억제인자가 없는 116명의 성인·청소년 남성 A형 또는 B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힘파브지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 'BASIS'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첫 6개월 동안 대체 인자 치료(표준 보충요법 또는 일상적 예방요법)를 적용받은 후, 12개월 동안 힘파브지 예방요법을 받았다. 그 결과, 힘파브지는 연간 출혈률(ABR)을 일반적인 예방요법에 비해 35% 감소시켰으며, 표준 보충요법 대비 92% 감소시켰다. 힘파브지의 안전성은 임상 1/2상 결과와 일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주사부위반응, 두통, 가려움증이었다.

임상에 참여한 미국 코헨아동병원 수치트라 아차리아 박사는 "힘파브지의 승인은 억제인자가 없는 A형 또는 B형 혈우병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투여 편리성을 통해 출혈을 예방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FDA 약물 평가·연구 센터 앤 패럴 비악성 혈액학 부문 책임자는 "이번 승인은 혈우병 환자에게 혈액 응고 과정에서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작용하는 최초의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는 힘파브지의 유럽 승인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8인자 억제인자가 없는 성인·청소년 중증 A형 혈우병 또는 9인자 억제인자가 없는 성인·청소년 중증 B형 혈우병 환자의 일상적 예방요법으로 힘파브지의 허가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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