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10일 이내 사망”… 배에 ‘이것’ 물린 후 감염으로 희귀질환 진단, 무슨 일?
이아라 기자
입력 2024/09/20 13:33
[해외토픽]
지난 13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젤 헌트(59)는 작은 거미에 배를 물렸다. 하지만 헌트는 별일 아닌 듯 가볍게 생각한 후, 휴가를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휴가를 보낸 지 며칠 만에 심하게 아파왔고, 거미에 물린 곳의 자국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공항에 도착하고 체크인을 위해 이동을 했는데, 계속해서 통증이 올라왔다”며 “도착하자마자 약국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통증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헌트는 결국 병원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처음에 감염으로 인한 단순한 고름이라고 생각했지만, 추가 검사 결과 이보다 훨씬 심각한 ‘괴사성 근막염’을 진단받았다. 그는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6일에서 10일 이내로 사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트는 “휴가를 즐기지 못하고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며 “나처럼 잠재적으로 위험한 물림을 피하기 위해 거미를 조심해라”라고 말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박테리아 감염 때문에 근막(근육의 겉면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피부 상처를 통해 균 감염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이외에도 위 사례와 같이 벌레 물림, 수술 등으로 인해 균 감염이 생길 수 있다. 괴사성 근막염 환자는 증상 초기에 발열, 어지러움, 근육통 등을 겪어서 감기나 독감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다 질환이 진행되면 피부색이 변하거나 발병 부위가 붓고, 물집이 생긴다.
괴사성 근막염을 빨리 치료할수록 회복하기 쉽다. 증상 초기에는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이미 괴사한 조직이 있다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감염 부위를 모두 제거하려면 수술을 평균 세 번 시행한다. 괴사성 근막염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지마비 ▲패혈증 ▲쇼크 ▲사망 위험이 커져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괴사성 근막염을 예방하려면 상처 관리를 잘해 감염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상처가 생겼다면 그 크기와 상관없이 반드시 소독하고 밴드를 붙여야 한다.
한편, 거미에 물렸을 때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거미에게 물리는 순간 벌레 자체 독도 문제지만, 밖에 널리 퍼져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소 염증이라면 통증, 가벼운 정도로 끝날 수 있다. 이때는 물린 상처에 침이나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하고, 흐르는 물에 씻는 게 도움이 되며 간단한 항히스타민제가 가려움증에 도움이 된다. 만약 전신 염증이 있다면 패혈증으로 진행해 사망에 이를 위험도 있다. 전신 염증의 특징은 오한과 발열이다. 이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각종 혈액검사를 받고, 정상이 아니라면 항독소,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투여, 절개술 등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