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치사율 최대 60% 비브리오 패혈증, 만성 간 질환자 특히 주의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6 07:47
지난 8월 초, 국내 첫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자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치사율은 40~60%로 감염병 중 치사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진행도 하루 이틀 사이로 빠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와 함께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알아봤다.
◆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7~10월 집중 발생
국내에서는 7~10월까지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의 대부분이 발생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유발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온도가 18도 이상으로 높고, 염도가 높은 바다에서 잘 증식한다. 김우주 교수는 "여름철 국내 서해, 남해의 얕은 바다는 어디든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오염돼있다고 보면 된다"며 "이 지역에서 잡은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하거나, 맨발로 바다에 들어갈 경우 피부 상처를 통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침투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만성 간 질환, 알코올 중독, 당뇨병, 암 환자 주의
건강한 사람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됏을 때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여름철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했거나, 해수에 오염된 피부 상처를 통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되는데, 건강한 사람은 식중독처럼 설사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만성간질환, 알코올중독, 당뇨병, 암환자, 면역저하환자 등 고위험 환자들은 균에 감염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균이 장벽을 뚫고 간 문맥을 타고 간으로 들어온다. 건강한 상태라면 간에 있는 쿠퍼세포가 장을 통해 들어온 균을 사전에 제거하는데,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쿠퍼세포가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간을 통과해 혈액을 통해 전신을 돌아다니며 패혈증을 일으킨다. 또한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혈액 내 철분 함량이 높은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혈액 내 철분을 이용해 병독성을 증가시킨다.
◆ 근육통으로 시작해 피부발진과 수포, 구토, 의식저하까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고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시작되고, 피부 발진, 수포, 출혈 등이 생긴다. 증상 진행은 빠른 편이며 구토를 하고, 의식이 떨어지며, 저혈압, 쇼크가 일어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병 24시간 이내 얼마나 빨리 대처했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비브리오 패혈증 고위험군인 만성간질환자, 당뇨, 만성신부전, 암환자, 면역저하환자 등에 국한되므로, 이런 사람들은 여름에 어패류를 섭취하고 고열, 구토, 복통, 피부발진 등 수포가 생기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내원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항생제 투여, 괴사조직의 수술적 제거, 수액 및 혈압 상승제 투여 등의 치료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