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신장질환, 당뇨병 환자에게 치명적… 조기 진단·치료하려면 매년 검사 받아야"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4/09/04 07:01
당뇨병 신장질환 바로알기
당뇨병 환자, 신장 기능 저하 위험
심혈관계질환으로 이어져 사망까지
'피네레논', 임상 통해 효과 입증
사구체여과율·알부민뇨 검사 필수
국내 검사율 낮아… 인식 개선 필요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 신장 기능 저하
당뇨병신증연구회가 발간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은 신장 기능 저하를 겪고 있다. 특히 고령 당뇨병 환자일수록 신장질환을 많이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중 30세 이상 25.4%, 65세 이상 34%에서 당뇨병 신장질환이 확인됐으며, 70세 이상은 40%가 넘었다. 김난희 교수는 "나이가 들면 콩팥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며 "혈당·혈압 조절이 안 되거나 비만, 고지혈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 흡연자일수록 신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당뇨병 환자들은 알부민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시간이 지나면 혈장 내 알부민이 감소하고 신부전으로 인해 몸이 붓기도 한다. 당뇨병 신장질환이 더욱 위험한 이유는 신장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만성 신부전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심근경색,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신장질환 환자의 사망 원인 중 90%가 심혈관계질환이기도 하다. 신장 기능이 정상이어도 알부민뇨 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알부민뇨는 당뇨병의 중요한 심혈관계 위험인지로 잘 알려져 있다.
연 1회 사구체여과율·알부민뇨 검사 받아야
당뇨병 신장질환을 발견·예방하려면 주기적인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사구체여과율과 알부민뇨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 혈당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자주 받는 반면 소변검사는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알부민뇨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소변 검사 역시 주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신장학회를 비롯해 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KDIGO), 미국당뇨병학회(ADA) 등에서도 매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함께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당뇨병신증연구회 팩트시트는 당뇨병 환자의 사구체여과율이 60㎖/분/1.73㎡ 미만이거나, 알부민뇨 수치를 뜻하는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이 30㎎/g 이상인 경우 당뇨병 신장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분/1.73㎡ 미만이면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단하며, 사구체여과율이 정상이어도 소변 검사에서 미세 알부민뇨나 혈뇨가 확인되는 등 신장이 손상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1년에 한 번 사구체여과율, 알부민뇨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사구체여과율이 낮고 알부민뇨 수치가 높으면 3개월∼6개월 단위로 더 자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피네레논, 신장 염증·섬유화 억제
과거 당뇨병 신장질환 치료에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 계열 혈압약이나,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주로 사용됐다. 전자는 혈압과 알부민뇨를 감소시키며, 후자는 당뇨병 약으로서 혈당조절, 혈압·체중·알부민뇨 감소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신장질환 치료제 '피네레논'이 개발·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피네레논은 당뇨병에 의한 신장 염증·섬유화를 억제하는 약물로, 대규모 3상 임상연구에서 만성 신장질환 진행 억제와 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2022년 5월 국내 허가 후 올해 2월 요양급여 적용을 인정받았다. 김 교수는 "피네레논의 경우 기존 약과 달리 불필요한 체중·근육 감소, 혈압 저하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며 "현재 SGLT-2 억제제와 피네레논을 함께 사용하는 요법에 대해서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난희 교수 약력]
학력사항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내과학 박사
경력사항
-(前)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부원장
-(前)당뇨병학회 교육이사
- 당뇨병학회 당뇨병신증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