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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1%에 그친 가운데 정부는 전문의와 전담간호사(PA간호사) 비율을 늘려 전공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교육 체계와 채용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PA간호사’, ‘코디네이터’라고도 불리는 전담간호사는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업무 외에 수술 등 난도 높은 전담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다. 의료기관이 자체 선발해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장에는 존재하나 법적 근거가 없어 오랫동안 불법으로 규정돼 왔다.

한양대 간호대 황선영 교수는 2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이들은 20년간 명칭도 없이 의료 현장 필요에 의해 법적 근거가 없는 업무를 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전담간호사, PA, 코디 등 불리는 명칭도 제각각인데다가 소속 관리 부서도 혼재한 상태”라며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기준 역시 모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간호사를 전담간호사로 전환해왔다. 이를 위해 전담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대한간호협회가 2일,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대상인 387개 의료기관 중 303개 기관을 조사한 뒤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151에 그쳤다. 해당 의료기관에서 진료 지원 업무를 하는 간호사는 1만3502명이었고, 이들 중 96.1%인 1만2979명은 전담간호사 또는 일반간호사들이었다. 전문간호사는 3.9%인 523명에 불과했다.


이들 기관을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46개 기관이었고, 종합병원 중 수련병원과 비수련병원이 각각 81개 기관과 24개 기관이었다. 특히 정부가 진행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152개 의료기관에서도 간호사들에게 진료지원 업무를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조사한 결과, 전담간호사들은 의사의 진료업무와 간호사의 업무를 모두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은 85.2%, 종합병원은 73.0%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전담간호사를 선발할 때 마땅한 기준 없이 경력 위주로 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담간호사를 선발할 때 경력 위주로 선발한다는 곳은 11.9%였으며, 기준이 없다는 곳은 20.8%에 달했다.

전담 간호사에 대한 교육도 전무했다. '교육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7.7%, '교육이 거의 없다'는 비율은 36.7%로 나타났다. '대부분 있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9%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황선영 교수는 “현장에서 특정 15개 간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담간호사를 중심으로 교육체계 및 지원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간호사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전담간호사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체계적인 역량 강화 시스템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도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지위를 규정하는 ‘간호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는 간호법안 통과를 지원해 상급종합병원이 제 기능을 하도록 전담간호사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의사, 약사 등 의료계 다른 직역은 이에 반발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