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내 손인데 왜 제멋대로 움직이지? 양손 따로 노는 병…

임민영 기자

[세상에 이런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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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손 증후군은 한쪽 손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 조절·통제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우리 몸은 우리가 의식하기도 전에 행동을 조절한다. 단추를 잠그거나 문을 닫는 등의 단순한 행위부터, 바느질 같은 복잡한 행위까지 모든 행동에는 ‘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외계인 손 증후군(Alien Hand Syndrome)’을 가진 사람들은 한쪽 손이 제멋대로 움직여서 고민이다. 외계인 손 증후군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한쪽 손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 조절·통제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 증후군은 드문 신경학적 증상 증후군으로,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에 병변이 발생해 양쪽 뇌를 연결해주는 기능이 떨어지면 외계인 손 증후군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부위에 보조 운동 영역이 있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추정한다. 같은 이유로 뇌전증 환자가 수술 과정에서 뇌량을 절제하게 되면 좌뇌와 우뇌가 분할돼 외계인 손 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 이외에도 행동, 운동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이상이 생겼을 때 외계인 손 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한쪽 손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이려 할 때 움직이지 않거나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대부분 무의미한 동작을 반복하기보다 마치 목적성을 지닌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일 때가 많다. 심지어 정상적인 손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자신의 몸을 꼬집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마치 외계인의 손 같다고 여겨 ‘외계인 손 증후군’으로 불리게 됐다.


외계인 손 증후군 환자들은 양손이 모두 필요한 행동을 할 때 증상이 나타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오른손으로 단추를 잠그면 왼손이 단추를 풀거나, 오른손이 옷장에서 옷을 꺼내면 왼손이 옷을 다시 옷장에 걸어놓는 식이다. 증상이 발생하는 손도 다를 수 있다. 좌뇌가 더 발달한 오른손잡이는 왼손이, 왼손잡이는 오른손이 주로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인다. 전두엽 이상에 의해 증상이 생긴 경우에는 손의 움직임이 억제되지 않고, 영유아처럼 한 번 잡은 물건을 놓지 않으려 한다. 드물게 한쪽 손이 자신의 목을 조르거나 남을 공격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뇌졸중으로 인해 한쪽 손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경우 급성기를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좌뇌와 우뇌 연결이 끊어졌지만, 다른 경로로 각 뇌에 정보가 전달되면 증상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발병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이 악화하거나 인지기능장애가 동반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증상을 완화하려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정확한 완치법이 없지만, 전문가 상담과 꾸준한 관리를 진행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독일 출생의 미국 신경학자 쿠르트 골드슈타인이 1908년에 처음 보고했다. 골드슈타인의 보고에 따르면 한 57세 여성은 뇌출혈을 겪은 뒤, 왼손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1964년에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속 등장인물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소개돼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매우 희귀해 구체적인 발병률이나 환자 수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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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속 등장인물이 외계인 손 증후군을 앓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을 조르는 모습./사진=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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