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現 CAR-T 치료제, 혈액암에 제한적… 고형암 정복 노력 필요"
정준엽 기자
입력 2024/07/15 10:05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에서는 ‘암 정복을 향한 도전, 새로운 CGT 기술’이라는 주제의 컨퍼런스 세션이 진행됐다.
세션에서는 생체 외 유전자 치료제의 일종인 'CAR-T 치료제'가 주로 다뤄졌다. CAR-T 치료제는 환자로부터 추출한 T세포에 암세포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발현하는 유전자를 조합해 만든 생체 외 유전자 치료제(ex-vivo Gene Therapy)다. 연사들은 CAR-T 치료제의 강한 치료 효과에 주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CAR-T 치료제가 향후 이뤄나가야 할 과제에도 주목했다.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CAR-T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어떤 것들에 주목했을까?
◇최대 숙제, 고형암 정복… 안전성 제고 필요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큰 숙제는 CAR-T가 고형암을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BMS의 '브레얀지'·'아베크마', 얀센의 '카빅티' 등 시장에 출시된 6개의 CAR-T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만을 표적으로 하고 있으며, 고형암으로의 확대를 위한 연구가 아직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진메디신 윤채옥 대표는 "현재 지금 시판되고 있는 CAR-T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에 집중돼 있다"며 "CAR-T 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보급되기 위해선 고형암 치료를 위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CAR-T 치료제가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혈액암처럼 암세포에서만 발현하는 항원이 있어야 하는데, 고형암 표면의 항원은 정상세포에도 발현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최경호 부교수는 "종양의 특정 B세포 계열에서만 반응하는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의 경우 종양이 정상세포의 일부에도 발현한다"며 "이는 CAR-T 치료제가 종양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공격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안전성에 관한 문제도 지적했다. CAR-T 치료제가 효과가 강한 만큼, 독성 문제도 크기 때문에 이를 통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지씨셀 원성용 세포치료제 연구소장은 "고위험 치료제의 임상 총괄을 맡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안전성"이라며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연구자 임상 주도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션에서는 한국 세포·유전자치료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연사들은 국내 제약사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원성용 연구소장은 "전세계의 CGT 기업 1500여 개 중 3분의 1이 아시아에 분포할 만큼 아시아는 인력 인프라에 강점이 있다"면서도 "국내 제약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CGT 제품이 빨리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기술 수준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최경호 부교수는 "우리나라는 항체 제조에서 기술의 성숙도가 높지만, 독창성이 부족하다"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제조 공정이 일정 부분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인풋이 어느 정도 있으면 만들 수 있는데, 그 인풋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잡한 규제의 보완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셀레브레인 서해영 대표는 "한국의 CGT 연구가 다소 미진한 것은 세포치료제에 대한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복잡한 규제가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자금이 원활하게 순환될 수 있도록 하고 임상 승인 단계별로 규제를 차별화해 적용하면 제약바이오사들의 임상 진입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