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전 세계 난임 증가세… 남성 고환에 쌓인 ‘이것’이 원인?

오상훈 기자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과 개의 고환 조직에서 상당한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난임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난임은 전 세계 성인 여섯 명 중 한명이 겪는 흔한 질병이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속 중금속이나 화장품, 살충제 등에 포함된 내분비 교란물질이 남성의 정자 수와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포유류의 생식기관까지 침투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개 47마리와 사람 23명의 고환 조직을 분석한 것이다. 인체 조직은 뉴멕시코주 부검실로부터, 개의 조직은 앨버커키 동물보호소와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는 동물병원으로부터 수집했다.

연구팀은 조직의 지방과 단백질을 용해시킨 다음 초원심분리기를 사용해 플라스틱 펠렛을 분리해냈다. 이어 분리된 펠렛을 섭씨 600도까지 가열할 때 발생하는 가스를 질량분석기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개의 고환 조직에서는 1g당 평균 122.63μg(마이크로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사람의 고환 조직에서는 개보다 3배가 많은 1g당 평균 329.44μg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사람과 개의 고환 조직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종류는 폴리에틸렌(PE)이었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 등의 포장재, 종이컵 내부 코팅재 등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개의 고환 조직에서는 폴리염화비닐(PVC)이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됐다. 폴리염화비닐은 건축자재나 배관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개 조직에서 정자 수를 분석한 결과 폴리염화비닐 농도가 높을수록 정자 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폴리에틸렌의 농도와 정자 수 간 상관관계는 없었다. 연구팀은 폴리염화비닐이 정자 형성을 방해하는 많은 화학 물질을 방출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람의 고환 조직은 화학적으로 보존된 상태였기 때문에 정자 수를 분석할 수 없었다.

연구의 저자 샤오중 유(Xiaozhong Yu) 교수는 “인체 조직을 수집한 대상의 평균 연령이 35세였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노출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환경에 그 어느 때보다 플라스틱이 많은 현 시점, 젊은 세대에 대한 영향력이 더 우려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고환의 정자 생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독성학 과학(Toxicological Sciences)’에 최근 게재됐다.


�ъ뒪議곗꽑 �쒕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