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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씩 꾸준히 먹으면 구취 완화된다는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사실일까? [이게뭐약]

이해림 기자

[이게뭐약]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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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고 구취 유발 질환이나 잇몸병 등 구강질환이 완치되지는 않는다./사진=이삼오구, 바이오가이아, 오라틱스
최근 ▲이삼오구 클리너리 오라밸런스 브레스 케어 ▲바이오가이아 프로덴티스 로젠지 ▲일양약품 센스오리진 프레쉬민트 ▲오라틱스 그린브레스 등 다양한 구강 프로바이오틱스가 판매되고 있다. 섭취하면 구취가 완화되거나 구강 건강이 개선된다고 홍보하는데, 사실일까?

◇장 건강, 질 건강 프로바이오틱스와 균주 크게 다르지 않아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살아있는 균을 총칭한다. 흔히 아는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의 한 종류다. 우리 몸엔 유해균과 유익균이 공생하는데, 이 비율이 일정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의 기본 근거다. 유해균이 과도하게 증식해 균형이 깨지면, 프로바이오틱스로 유익균을 보탬으로써 유해균을 억제하는 것이다.

장 건강, 질 건강을 위해 먹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구강 건강을 위해 먹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균주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차이가 있다면 제형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회장 오인석 약사는 “장 건강, 질 건강 프로바이오틱스는 위를 거쳐 소장, 대장까지 내려가야 해서 캡슐 형태지만, 구강 건강에 도움을 주려면 입에 직접 닿아야 하므로 대부분의 구강 프로바이오틱스가 가루나 사탕 형태”라며 “제형 차이는 있지만, 균주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당류가공품, 캔디류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구강유산균 제품도 기능성은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인정받았다.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게다가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홍보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데이터베이스에 검색되지 않는 제품도 있다. 오인석 약사는 “일부 제품이 특허를 내세우며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선전하는데, 특허와 기능성을 인정받는 것은 별개이므로 아직은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미흡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미 생긴 구강 질환 낫지 않아… 치과 치료가 우선
이미 잇몸병 등 구강 질환이 있는 사람이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고 해서 질환이 낫진 않는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구강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은 이미 진행된 구강 질환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다”며 “잇몸병이 발생했다면 치과에서의 전문적 치주관리가, 충치가 생겼다면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치과재료로 해당 부분을 수복해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희 교수는 이어 “구취 역시 원인에 따라 항진균제, 항균제 등의 전문적인 약물사용이 필요하므로 치과에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구강유산균에 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효능이나 부작용에 대한 연구 논문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다. 국립강릉원주대 치과대학 예방치학교실 마득상 교수는 “근거논문이 많지 않고, 있는 논문도 대부분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라 뚜렷한 효과가 있다 없다 명확하게 얘기하기엔 아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는 “구강 프로바이오틱스에 관해 임상시험을 직접 해 보고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 덕분에 구강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됐다기보다는 치주질환이나 구취 증상이 약간 완화되는 정도로 결과가 나온다”며 “이에 연구자마다 이 결과를 두고 효과가 있다고 보는지 없다고 보는지 해석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구강 상태가 이미 양호한 사람이 섭취했을 때 ‘이론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에 가깝다. ▲구강 내 유익균과 유해균 균형 유지 ▲구강 내 산성도 중화 ▲향균 물질 생성 등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영단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아니라 ‘보조제’이기 때문에 잘 맞는 사람이 있는 한편 별 효과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연희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구강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 효과를 완전히 이해하고 가장 유익한 균주와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작용 거의 없지만, 효과 지속하려면 평생 복용해야
구강 프로바이오틱스에 큰 부작용이 있지는 않다. 강릉원주치과대학 예방치과교실 마득상 교수는 “구강 프로바이오틱스도 이미 다 알려진 균으로 만든 제품이므로 인체에 큰 위해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배에 가스가 찬다든지 설사를 한다든지 사소한 부작용은 사람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연희 교수는 “대부분 사람에게 안전하지만, 처음 섭취하면 구강내 미생물 환경이 변화하며 일시적 불편감, 이상 감각, 구취가 매우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치의학회 김영수 감사(전 고대구로병원 예방치과 교수)는 “원래부터 구강 내에 존재했던 좋은 세균의 수를 늘리는 게 구강프로바이오틱스의 목적이기도 하고, 여러 문헌을 고찰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진 않다는 게 학자들의 잠정적 입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임상 연구와 관찰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봤다면, 그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황우진 홍보이사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입안에서 며칠밖에 생존하지 못하며, 복용해보니 효과가 있어서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보려면 평생 먹어야 한다”며 “대장에 문제가 있으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기 전에 치료부터 받아야 하듯,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역시 복용하기 전에 치과 치료로 건강한 구강 상태를 회복한 후에 보조제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희 교수 역시 “많은 연구에서 유산균이나 프로바이오틱스의 긍정적인 효과는 섭취를 지속하는 동안에만 나타나며, 섭취를 중단하면 원래의 미생물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인의 구강 환경은 생활 습관, 음식 선호도, 건강 상태,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되므로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것만으로 균형 잡힌 미생물군을 조성하고 영구히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