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

타인의 콧물 이식해 치료… 새로운 부비동염 치료법

이슬비 기자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매 환절기마다 고비다. 누런 콧물에, 코 부근이 아프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해서 수술을 받아도 재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만성 부비동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비강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을 부비동염의 원인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콧물을 넣어 미생물 군집에 변화를 준 것. 놀랍게도 실제로 증상이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비동은 코 주위 얼굴 뼛속에 있는 빈 공간으로, 이곳에서 3개월 이상 염증이 발생하고 분비물이 고이는 질환을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스웨덴 헬싱보리병원 이비인후과 앤더슨 모르테손(Anders Martensson) 교수 연구팀은 비강 미생물 군집이 다양할수록 만성 충혈, 꽃가루 알레르기 등 비강 관련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해, 콧물 이식 연구를 진행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비강 내 미생물은 1000종 미만인 반면, 만성 부비동염이 없는 환자는 1200종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부비동염 증상이 있는 성인 22명을 모집한 후, 2주 동안 경구용 항생제를 투여했다. 기존 비강 미생물 군집을 제거하고 기증된 건강한 비강 점액을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건강한 비강 점액은 부비동염 병력이 없는 실험대상자의 친구나 연인 등에게서 채취한 것으로, 기증자 점액을 소금물 몇 스푼과 섞은 후 주사기로 부비동염 환자 콧구멍에 주입했다. 용액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고, 미생물이 부비동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사기를 몇 분간 고정해 뒀다. 이 과정을 5일간 반복했다. 이후 연구팀은 코막힘, 재채기, 콧물, 기침, 안면 통증 등 만성 부비동염 증상을 측정하는 전문적인 증상 체크리스트 'SNOT-22'를 활용해 실험 참가자의 상태를 분석했다. 또 전체 비강 증상 점수(TNSS), 내시경 등급 분류, 16S 리보솜 RNA(rRNA)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미생물군유전체 분석) 그리고 염증성 비강 세척액 분석 등으로 환자의 증상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3개월간 증상의 심각도가 약 40% 감소했고, 염증을 줄였고 콧물 속 미생물종과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시작 단계의 작은 규모 연구라, 더 큰 규모의 연구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 포럼 '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and Rhinology'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