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질환

웅~ 울리는 이명, ‘○분’ 넘게 지속되면 컨디션 탓 아냐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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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61세 여성 정모 씨는 한 달 전부터 이명을 겪었다. 가족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이 원인일 줄 알았으나 문제가 해결돼도 이명은 지속됐다. 참다가 방문한 이비인후과에서 난청으로 인한 ‘감각신경성 이명’ 진단 받았다.

이명은 전 인구의 76%가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그러나 이명 자체를 질환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명은 난청, 만성 중이염, 고혈압, 당뇨병 등 수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원인 질환을 잘 감별해야 치료할 수 있다. 갑자기 생긴 이명이 하루에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컨디션 문제가 아니므로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이명 원인 80~90%는 난청
이명은 외부의 물리적인 음원이 없는 상태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일시적으로 한쪽 귀가 멍해지면서 수 초간 ▲매미 우는 소리 ▲바람 소리 ▲사이렌 소리 ▲삐 소리 등이 들렸다 사라진다. 보통 낮보다는 주위가 조용한 밤에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의 주된 원인은 난청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이명이다.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정상적인 경우, 귀를 통해 소리가 들어오면 달팽이관 세포가 반응해 청각 정보를 뇌 청각 영역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난청이 있는 경우 뇌의 청각 영역에 들어가는 청각 정보가 결핍돼 일종의 보상 작용으로 뇌에서 소리 신호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들리지 않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난청 외에도 수많은 질환이 이명을 유발할 수 있다. 난청 다음으로 흔한 건 메니에르병, 중이염, 청신경 종양과 같은 귀 질환이다. 또한 심한 빈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전신 질환이 청신경에 영향을 끼치면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명의 무서운 점은 한번 인식하기 시작하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세아 교수는 “이명이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그 소리에 신경쓰기 때문에 잘 들리게 되고 이어 더 신경을 쓰게 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며 “감각신경성 난청 외 귀속 근육 경련 등에 의한 이명과 혈관 때문에 발생하는 박동성 이명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은 우울감이나 불면 동반될 때 처방
이명은 병력 청취와 설문지 평가를 통해 원인을 감별한다. 난청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이명 환자에게 정밀한 청력검사를 시행한다. 일측성 비대칭 난청이 동반되거나, 동반되는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박동성 이명이 있는 경우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원인이 감별되면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감각신경성 이명은 상담치료와 소리치료로 구성되는 ‘이명 재훈련 치료’를 시행한다. 지시적 상담을 통해 이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고, 소리치료를 통해 주변에 이명보다 작은 소음을 깔아줌으로써 이명을 중요하지 않은 소리로 인식하고 집중하지 않도록 돕는다. 백색소음이나 ASMR 같은 음원을 사용하기도 하고, 난청이 동반된 경우 소리 발생 기능이 있는 보청기를 사용해 청각 재활을 시행한다.

약물은 우울감, 불면 등이 동반될 때 처방한다. 이세아 교수는 “항불안제,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약물치료만으로는 이명 완치가 어렵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명이 들릴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은데 약물은 이러한 우울감이나 불면 등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의 신체 및 정신 컨디션과 수면 상태도 이명과 관련이 있으므로 수면을 방해하는 과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