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간 나쁘면 치매 잘 걸린다?

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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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약 10%는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간 질환에 의한 뇌 손상이 인지기능 손상을 촉진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약 10%는 진단되지 않은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간 질환에 의한 뇌 손상이 인지기능 손상을 촉진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리치먼드 재향군인 메디컬센터 소화기 내과 전문의 야스모한 바자이 박사 연구팀은 치매와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남성 2명에게서 간성 뇌병증이 발견돼 이를 치료하자 치매와 파킨슨병에서 회복된 사례를 계기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9~2019년 사이 치매로 진단된 재향군인 17만7422명(평균연령 78세)의 의료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중 10.3%가 간 섬유화-4(FIB-4) 점수가 2.67점 이상으로 간 섬유화가 진행 중이었다. 5%는 FIB-4 점수가 3.25점 이상으로 간경화 단계였다. 이들의 과거 간경화 전력은 전혀 없었다.

또한 연구팀이 리치먼드 재향군인 메디컬센터 노인 클리닉의 치매 환자 80명도 조사한 결과, 이 중 9명(11,2%)이 FIB-4 점수가 2.67점 이상이었다.


간의 합성 및 해독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간부전은 혈액 속에 독소를 쌓이게 하고, 이 독소들은 뇌로 들어가 간성 뇌병증(HE)을 유발할 수 있다. 간성 뇌병증은 치매와 비슷한 증상인 섬망을 일으킨다. 섬망 증상이 있으면 주의력과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 저하와 정신병적 장애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환각 ▲환청 ▲초조함 ▲떨림과 함께 ▲안절부절못하고 ▲잠을 안 자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과잉행동도 나타난다.

한편, 치매는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간성 뇌병증은 혈중 독소를 씻어내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간성 뇌병증을 방치하면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다. 또 간성 뇌병증이 치매로 오진된다면 회복이 가능한 간성 뇌병증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임상의들은 "치매와 간 건강 사이에는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회복이 불가능한 치매 진단이 회복이 가능한 간성 뇌병증과 겹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협회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