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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생긴 온몸의 멍… 5세 소년 괴롭히는 '이 병'은?

이슬비 기자 | 윤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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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사는 슬레이터(5)는 '재생불량빈혈'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왼쪽은 슬레이터의 다리 멍 사진, 오른쪽은 슬레이터가 병에 걸리기 전 모습/.사진=더 선
이유 없이 몸에 멍이 생기는 5살 호주 소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호주에 사는 둔 브레콘은 작년 여름 우연히 아들 슬레이터의 다리에 유난히 멍이 많이 든 것을 발견했다. 이후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자 브리즈번의 큰 병원을 방문했고, 그는 '재생불량빈혈(aplastic anemia)'을 진단받았다. 곧바로 슬레이터는 골수 이식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3개월가량 고통스러운 치료를 견뎌야 했다. 퇴원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아직 슬레이터는 재생불량빈혈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둔 브레콘은 "아직 아이의 상황에 대해서 낙관할 수는 없다"며 "병 때문에 슬레이터는 진흙과 모래에서 놀 수 없고, 강아지가 피부를 핥는 것조차 위험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불량빈혈은 골수 안에서 피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조혈모세포가 감소하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같은 혈액 세포의 생산에 문제가 생기고, 혈액 세포 부족으로 인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재생불량빈혈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증상이 가장 흔하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멍이 쉽게 생기고, 코피, 혈뇨 등 이유 없는 출혈이 자주 생긴다. 혈액 내 적혈구가 감소해 어지럼증 두통 피로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백혈구 감소로 세균 감염에 취약해져 치명적인 감염증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대부분의 재생불량빈혈은 발병 원인을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가장 잘 알려진 발병 원인 중 하나는 비정상적인 면역세포가 정상 조혈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기전'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아 혈액 생성의 노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항암치료를 받았거나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도 발병 위험이 커진다.

재생불량빈혈 진단은 주로 혈액 검사와 골수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혈액 검사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확인하고, 골수에서 혈액세포를 채취해 재생불량빈혈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심각하지 않은 재생불량빈혈은 호르몬제 등을 통한 보존 치료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중증 재생불량빈혈은 수혈과 더불어 적극적인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약물로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차단해 혈액 생성을 도울 수도 있고, 새로운 골수를 이식받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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