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멀쩡하다 의사 앞에만 가면 높아지는 혈압… 도대체 왜?

전종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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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혈압은 현재 몸 상태와 심리 상태, 혈압 측정 자세, 장소, 날씨, 시간 등에 따라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집이나 병원에서 혈압을 잴 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와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집에서 정상이던 혈압이 병원만 가면 높아진다거나, 반대로 병원에선 정상이었는데 집에 와서 혈압을 재면 높게 측정되는 식이다. 왜 그런 걸까?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환자가 평소 혈압이 높지 않지만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것을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심하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긴장·스트레스가 심하면 자율신경계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이 영향을 받아 심장 박동과 호흡량이 증가하고, 혈관 수축, 근육 팽창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다. 대부분 안정을 취하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일부 환자는 3~5년 후 실제 고혈압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노인이나 여성,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 고혈압 지속 기간이 짧은 환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겪곤 한다.

반대로 집에서 혈압이 높게 측정되지만 병원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것을 ‘가면 고혈압(masked hypertension)’이라고 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흡연 등으로 인한 혈관 탄력성 저하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혈관 탄력이 줄면 혈압 변동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밤에만 혈압이 높아지는 야간고혈압일 수도 있다. 병원에서 정상 혈압 판정을 받았어도 집에서 잰 것과 차이가 크다면 안심할 수 없다. 가면 고혈압일 경우 실제로는 평균 혈압이 높아 심장비대, 동맥경화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가면비조절고혈압은 의료진이 환자의 혈압이 잘 조절된다고 오해해 질환을 늦게 인지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백의 고혈압이나 가면 고혈압이 의심되면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24시간 활동혈압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에서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올바른 방법과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아침 혈압은 기상 후 1시간 안에 밥과 약을 먹기 전 측정하도록 한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재고, 저녁에도 자기 전 화장실에 다녀와서 측정한다. 혈압 측정 전에는 최소 30분 동안 흡연과 카페인 섭취를 삼가야 한다.

압박대 위치는 심장 높이에 맞추고, 손가락이 1~2개 들어갈 정도로 여유를 준다. 이후 팔꿈치를 테이블 바닥에 대고 긴장을 푼 상태에서 측정하면 된다. 측정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거나 말을 해선 안 된다.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기록해 병원에 전달하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