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과한 다이어트 하면 안 되는 이유 "뇌 때문이야"

신은진 기자

이미지

극단적 식이제한은 뇌까지 망가뜨린다. 섭식장애가 의심된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체중감량의 첫 번째 원칙은 총 섭취량을 줄이는 일이라지만, 지나치게 음식 섭취를 줄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부 여성 청소년들 사이에선 '뼈말라', '프로아나', '키빼몸120((키-몸무게-120)' 등이 유행하면서, 최소한의 음식조차 먹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청소년 시기에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건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하게 하고, 성인이 된 이후라도 뼈와 근육 등의 건강을 해친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정상적인 마른 몸을 위한 극단적 음식 제한은 뇌까지 망가뜨린다. 전문가들이 극단적 식이 제한을 적극적으로 말리는 이유다.

◇마른 몸 될수록 음식 집착 강해지는 뇌… 정상적인 사고 불가능해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을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피하고, 음식을 먹더라도 저열량 음식을 극소량만 먹는 행위는 뇌 건강을 해친다. 음식을 극단적으로 먹지 않으면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기 어려워진다. 필수 영양소가 없으면 우리 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원료가 없으니 뇌 성장과 활동을 위한 신경전달물질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사람 구실'을 못 하게 한다. 뇌의 역할 중 하나는 상황을 조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인데,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뇌는 생존을 위해 기능 하기를 멈춘다. 마른 몸이 될수록 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뇌는 어느 정도로 마른 상태일 때부터 문제가 생길까?

체질량지수(BMI) 기준 정상 체중은 BMI 18.5 이상~23 미만이지만, 사실 우리 몸은 BMI가 19 이하가 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긴다. BMI 20 이상이 되어야만 뇌는 100%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온종일 하는 생각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만인 게 정상적인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BMI 17.5~19가 되면 서서히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음식 및 운동, 체중조절 등 보상행동에 대한 생각이 전체 생각의 25%를 차지한다.

BMI 지수가 15~17.5가 되면, 음식과 보상행동에 대한 생각이 60%를 차지해 일상적인 사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상생활이 큰 지장이 생긴다.

BMI 12 이하가 되면 일상생활은 불가능하다. 모든 생각의 95%가 음식과 보상행동, 식사 후 불안감소를 위한 행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뇌가 음식에 대해서만 생각하느라 원래 해야 하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집중력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제대로 된 결론은 내지 못한다. 융통성이 없어지고 원칙이나 특정 기억에만 집착한다.

극단적 식이제한은 '혹독한 다이어트'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된다. 이는 섭식장애다. 만일 마른 몸을 위해 극단적으로 음식 섭취를 제한하거나, 먹더라도 토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경우, 살이 찌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고, 일상생활이 살을 빼는 데만 집중된 경우 등이라면,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