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뇌졸중으로 쓰러진 10대 소년, 키우던 강아지가 구했다
전종보 기자
입력 2023/10/21 14:00
[해외토픽]
17일(현지 시간) 영국 더 미러는 텍사스 주 스프링에 살고 있는 17세 소년 가브리엘과 소년의 반려견 ‘악셀’의 사연을 소개했다. 가브리엘의 부모는 지난 8월 말 새벽 5시 무렵 침실에서 잠을 자던 중 갑자기 들어온 악셀로 인해 잠에서 깼다. 악셀은 갑자기 침대 위로 올라와 부부를 깨웠으며, 관심을 끌려는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부부는 악셀과 함께 밖으로 나가기 위해 집 문을 열었으나 악셀은 따라오지 않은 채 가브리엘의 방 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가브리엘의 어머니 아만다 태너는 “악셀이 나를 움직이게 하려고 평소보다 많이 발을 갖다 댔다”고 말했다.
이상함을 느껴 가브리엘의 방에 들어간 부부는 아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 날 밤까지 가벼운 두통 외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가브리엘은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졌으며, 오른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등 오른쪽 감각에 이상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부부는 곧바로 가브리엘과 함께 응급실을 찾았다. 혈관조영술을 실시한 결과, 가브리엘은 좌측 뇌혈관 일부가 막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졸중은 1분 1초가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으로, 의료진은 강아지 덕에 가브리엘이 병원에 빨리 이송되면서 심각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소년을 치료한 메모리얼허먼 병원 신경외과 사빅 에펜디 박사는 “급성 뇌졸중이 발견되지 않은 채 3~4시간이 지났다면 치료 후에도 오른쪽이 마비되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등 상태가 심각해졌을 것”이라며 “강아지의 행동 덕에 치료 결과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브리엘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재활병원에서 물리치료와 함께 언어치료, 작업치료를 받고 있으며, 재택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다. 가브리엘은 “예전과 몸 상태가 비슷한 느낌이다”고 했다. 가브리엘의 가족들은 악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태너는 “악셀이 아니었다면 가브리엘의 방에 들어가 깨울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악셀은 어디서나 가브리엘을 따라가는 임무를 맡게 됐다. 우리 가족은 악셀을 위해 목줄에 걸 수 있는 작은 명예 훈장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