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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볼과 토마토 파스타의 만남, 음식 궁합은 최악이라고?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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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속 건강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인 라이코펜은 철분과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이 줄어든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많은 사람이 즐기는 파스타인 미트볼 토마토 파스타는 맛은 뛰어날지 몰라도 건강을 생각한다면 별로 좋은 조합의 음식은 아니다.

토마토는 누구나 인정하는 건강식품이다. 실제로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토마토의 건강식품으로서 지위를 높이는 생리활성 물질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항산화 물질 '라이코펜'이다. 안타깝게도 라이코펜은 미트볼을 포함해 어떤 고기든 함께 먹으면 제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 토마토를 먹었을 때 볼 수 있는 건강상 이득이 줄어드는 것.

라이코펜은 식물의 색소인 카로티노이드 일종으로, 붉은색을 띤다. 카로티노이드 중에서도 효능이 매우 좋은 항산화 물질로, 세포를 지방과 DNA 산화로부터 보호한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이고, 주름을 방지하고, 햇빛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아준다. 게다가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 토마토를 주 10회 이상 먹은 그룹은 주 2회 이하 섭취한 그룹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45%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엄청난 라이코펜의 능력은 고기와 함께 체내로 들어가는 순간 뚝 떨어진다. 고기 속 철분 때문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인간영양학과 레이첼 E 코펙(Rachel E Kopec) 교수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토마토 쉐이크만 다른 그룹에는 토마토 쉐이크와 함께 철분 보충제를 섭취하도록했다. 연구팀은 2시간, 4시간, 6시간 이후 실험참가자의 소화액과 혈액에서 라이코펜의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철분 보충제를 함께 먹은 그룹은 먹지 않은 그룹보다 체내 라이코펜 함량이 모든 시간 유의미하게 적었고, 6시간 이후에는 30%나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펙 교수는 "철분이 들어간 음식을 토마토와 함께 먹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라이코펜 함량이 약 두 배씩 줄었다"며 "고기의 철분이 라이코펜 섭취와 흡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토마토의 라이코펜이 몸속 지방과 유화되며 체내 흡수되는데, 철분이 이 과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라이코펜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토마토에 열을 가하고 기름과 함께 조리하는 것이 좋다. 미트볼 토마토 파스타에서 미트볼을 뺀 채 즐기면 더 풍부한 라이코펜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라이코펜의 분자 구조는 열을 가하면 트랜스(trans) 형태에서 체내 흡수가 더 잘 되는 시스(cis) 형태로 바뀐다. 또 라이코펜은 지용성이라 식용유 등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체내 흡수율이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