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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찐지 오래됐다면… 여름에 ‘이 질환’ 별안간 생길 수도

이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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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량이 부족해지면, 혈중 요산 농도가 올라가 ‘통풍 발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痛風)’이란 이름이 붙었다. 통풍 환자는 발가락, 손가락, 무릎 관절이 아프고 혹이 생긴 것 처럼 부어오른다. 급기야 관절 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통풍 증상이 별안간 나타나는 ‘통풍 발작’은 여름철에 가장 많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2020년 통풍 환자 수는 6월(12만 62명)에 가장 많았으며, 7월(11만 9731명)과 8월(11만 7351명)이 그 뒤를 이었다. 통풍 발작은 진통제 없이 잠들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알려졌다.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퓨린이라는 성분이 간에서 대사되면 찌꺼기인 ‘요산’이 생긴다. 이 요산이 몸에 과도하게 쌓여 문제가 생긴 게 통풍이다. 통풍은 어느 날 갑자기 발작처럼 찾아온다. 통풍 발생 전, 수개월에서 수년 간 혈중 요산이 과포화된 상태가 지속되지만 이땐 전조 증상이 없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로 지내다가 과식, 수술, 금식, 다이어트를 계기로 통풍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통풍으로 이어질 위험은 여름에 가장 크다.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 속 수분량이 부족해지고, 혈중 요산 농도가 짙어지기 쉬워서다.

여름 통풍 위험을 낮추려면 체내 수분량이 부족하지 않게 해야 한다.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하고, 목이 마를 땐 요산 수치를 높이지 않는 음료를 선택한다. 특히 운동은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때까지 하지 말고, 등과 머리에서 땀이 배어 나올 정도로만 하는 게 좋다. 과도하게 운동하면 근육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의 전 단계 물질인 ATP가 빠르게 분해돼 요산 수치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수분 섭취는 청량음료와 과일주스 대신 물로 한다. 음료 속 과당은 혈중 요산이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요산 배설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름만 되면 생각나는 시원한 맥주도 피하는 게 좋다. 맥주는 퓨린 함량이 높은 대표적 식품이라 체내 요산 수치를 높인다.


고요산혈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서 정상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병이다. 혈액 속 요산 수치를 높이는 요인을 파악하고, 지금부터라도 관리하는 게 좋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치가 높은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통풍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건선·비만 등 질환이 있을 때 ▲과음할 때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할 때 혈중 요산 농도가 짙어진다. 본인의 요산 농도가 짙다면 말린 새우, 말린 멸치, 맥주, 간·곱창 등 내장류, 등푸른생선 등이 고퓨린 식품의 섭취는 자제한다. 고혈압,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질환이 있거나 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요산 배설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는 게 좋다. 살이 찐 지 오래됐다면, 규칙적으로 운동해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는 게 좋다. 운동량이 부족하고 비만인 상태라면 통풍 발생 위험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단,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이기도 하므로 점진적으로 감량한다.

통풍이 이미 발생했다면 평소에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다만, 평소에 약을 안 먹던 환자가 급성 통풍 발작이 왔을 때 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발작이 악화될 수 있다. 약 때문에 혈중 요산 수치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증상이 오래가고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당장의 발작이 완화된 후에 약 복용을 시작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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