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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의 위치와 구조/강북삼성병원 제공

코로나 유행 후 살쪘다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활동이 줄고 식사량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그런데, '이유 없이' 살이 찌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발생했다면 단순 비만이 아닐 수도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는 "이유 없이 자꾸 살이 찌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한번쯤 부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며 “부신 종양으로 발생한 쿠싱증후군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신 종양으로 스테로이드 과다 분비
부신은 신장 위에 고깔 모양으로 붙어있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장기<사진>이다. 호르몬은 항염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 혈압을 올리는 알도스테론, 흥분을 일으키는 카테콜아민이 분비된다. 부신에 종양이 생기면 여러 질환이 생기지만, 그 중에서도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쿠싱증후군’이라는 질환이 흔하게 생길 수 있다. 이 병은 이유 없이 살이 찌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외형적인 변화도 확연하다. 달덩이 같이 얼굴이 동그랗게 변하며, 팔다리 가늘어지고, 목뒤에 지방이 쌓이며, 멍이 잘 들고, 수염도 난다.

부신 종양은 건강검진에서 4~7%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꽤 많은 수치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는 “종양이 있다고 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60~70%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비기능성 종양'이라고 부르고, 20~30%는 이상 증상을 동반해 '기능성 종양'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기능성 종양으로 생기는 대표 질환이 바로 이유 없이 살이 찌고 대사성 질환이 생기는 쿠싱증후군이다.

◇호르몬 검사… 복부 CT 찍어야 확진
부신 종양은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복부 CT를 찍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복부 CT에서 종양이 발견이 되면 24시간 소변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기능 이상이 있는 종양인지 확인을 한다. 조직검사는 잘 하지 않는다. 부신은 배보다는 등쪽에 가깝게 있어 조직검사를 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반대로 소변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이상을 진단, 병을 추적할 수도 있다.

검사 결과,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부신 종양일 때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주로 한다. 로봇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스테로이드가 과도하게 분비돼 쿠싱증후군까지는 생기지 않았지만 스테로이드 수치가 정상은 아니라면 종양 제거를 고려해볼 수 있다. 고농도 스테로이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사성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종양 제거술을 시행한다.

[쿠싱증후군 주요 증상]
- 가슴과 배, 상체는 살이 찌지만 팔다리는 가늘어진다.
- 팔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쉽게 멍이 든다.
- 배나 허벅지에 살이 튼 것처럼 붉은 줄무늬가 생긴다.
- 얼굴이 붉어지고 여드름이 생긴다.
- 얼굴과 몸에 체모가 증가한다.
- 감정 기복이 심하고 쉽게 우울감을 느낀다.
- 여성은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며 무월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남성은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