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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 고장나 3시간 거꾸로 매달려… 괜찮을까?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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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축제에서 놀이기구가 고장나 승객들이 몇 시간 동안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사진=뉴시스
미국에서 운행 중이던 롤러코스터가 공중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3시간 넘게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의 건강은 괜찮은 걸까?
4일(현지시간) 미국 cbs58 등에 따르면 최근 위스콘신 주 포레스트 카운티에서 열린 포레스트 카운티 페스티벌에서 운행 중이던 롤러코스터가 꼭대기 부근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달리는 롤러코스터의 꼭대기 부근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3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당시 롤러코스터에 타고 있던 승객은 8명이었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사다리차가 도착하고 나서야 구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구조대가 출동하고 난 뒤 약 두 시간 후인 오후 3시20분에야 첫 승객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마지막 승객은 운행이 중단된 지 3시간이 넘은 오후 5시1분에 땅으로 내려왔다. 모든 승객은 구조 후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거꾸로 매달리면 몸에선 어떨 일이 발생할까? 머리가 아래로 향하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으로 혈압이 증가한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거꾸로 매달리면 혈압이 25/15mmHg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겐 별다른 타격이 없는 수준이지만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겐 위험할 수 있다. 뇌나 눈에 있는 혈관은 다리에 있는 혈관보다 가는데 거꾸로 매달린 데 따른 고혈압이 지속될 경우 파열될 수도 있다. 해당 환자들에겐 거꾸리 운동을 추천하지 않는 까닭이다.


거꾸로 매달리는 게 척추 건강에도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압박됐던 척추가 풀어지고 운동과정에서 허리의 유연성이 회복돼 일시적으로 요통이 저하될 순 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분명하지 않다. 고도 요통환자, 중등도 요통환자, 만성 요통환자에게 12주간 거꾸리 운동을 실시한 후 통증 개선도를 측정한 결과 만족도 점수가 ‘C'로 매우 저조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물리치료협회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거꾸리 운동은 오히려 척추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긴장되면서 척추의 연부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분리증 환자는 운동 각도가 180도를 넘어가면 척추의 정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통증도 심해지고 질환도 악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거꾸리를 권고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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