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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 피우다 오피스텔 화재… 여름철 모기향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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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 끝 부분 온도는 480도에 달해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인화성 물질 근처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 새벽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 13층짜리 오피스텔 8층에서 불이 나 주민 56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불로 김모(64)씨가 연기를 마시고 엉덩이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이 난 당시 같은 층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8∼10층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소방당국은 차량 29대와 인력 101명을 투입해 30여 분 만에 불을 완전히 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씨가 방 한가운데 모기향을 피워놓았다가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이 옮겨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소방청 화재 통계 정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모기향 등 향불 화재 사고는 164건으로 적지 않게 발생한다. 여름철에 흔히 쓰는 모기향, 화재 예방을 위한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본다.

우선 모기향은 불이 나기 충분한 온도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모기향 끝 부분 온도는 무려 480도에 달한다. 고무 발화점이 350도, 목재 발화점이 400도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온도다. 여기에 선풍기를 틀어 바람이 더해지면 600~70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모기향으로 인한 화재 재현 실험을 한 결과, 바람이나 부주의로 모기향이 넘어지거나 주변 가연물에 붙게 되면 5분 이후 무염연소(불꽃이 없이 타는 연소)가 발생하고, 25~30분 만에 발화돼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모기향은 절대 기름이나 가스 등 인화성 물질 근처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 모기향 받침대도 종이(박스)등 가연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모기향은 밀폐된 공간이나 실내에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캠핑 시 천으로 제작된 조립식 텐트 등에서 모기향을 사용할 경우에도, 바람의 영향으로 넘어져 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모기향을 피우면 대량의 연기, 미세먼지가 발생하므로 환기는 필수다. 나선형 모기향을 피워 놓고 모든 창문을 꼭 닫은 채 잠이 들었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한편, 액체·매트 전자모기향 역시 밀폐된 방이나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면 비염·천식·혼수·재채기·두통·이명·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스위치를 빼고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모기향은 끌 때도 주의해야 한다. ‘후’ 하고 불어서 끈 모기향도 다시 불이 피어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대로 휴지통에 버렸다간 불이 옮겨붙어 화재 위험이 있다. 따라서 다 쓴 모기향에는 물을 부어 완전히 끄는 등 반드시 안전하게 불꽃이 제거되었는지 확인 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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