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변형된 손가락에 '인공관절', 전신마취 없이 할 수 있어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3/05/03 09:17
손가락 인공관절, 임상 축적
깬 상태로 '각성 수술'도 가능
동작까지 확인, 정확도 향상
장기준 원장, 수술 1500회
"예후 좋고 환자 만족도 높아"
◇초기엔 보존적 치료, 손가락 변형됐다면 수술 고려
손가락관절염 초기엔 약물·파라핀·줄기세포 치료 등이 도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손가락이 변형된 경우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손가락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는 것. 손은 구조가 섬세한 기관이라 수술 난도가 높다. 그 탓에 손가락이 변형돼도 손을 쓰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대부분 병원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인다. 보존적 치료나 유합술 등을 권할 뿐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장기준 대표원장은 "특히 수술 후 움직임이 중요한 중위지 관절(가운데 마디)의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관절에 많이 시행해져 왔으나 최근 임상 사례가 쌓이면서 손가락에도 적용되는 추세"라며 "예후도 좋고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각성 수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통하며 수술… 정확도·안전성 모두 높아
대부분의 손 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된다. 부분 마취로 진행하더라도 수면마취를 병행한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환자가 착용하는 지혈대가 몸을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통증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부 각성 수술은 지혈대 대신 '지혈제'를 쓴다. 전신 및 수면마취가 필요 없어 부작용이 적다.
또 수부 각성 수술은 환자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이러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환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정확도도 높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도 낮다. 특히 파열된 인대를 봉합할 때 효과적이다. 환자가 손가락을 스스로 구부리게 함으로써 의사가 인대의 긴장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인공관절 치환술 역시 환자가 손가락을 잘 구부리는 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수술할 수 있는 부위도 다양하다. 관절염으로 변형된 손가락을 교정하는 것 외에 ▲망치형 수지 ▲방아쇠 수지 ▲손목터널증후군 ▲듀피트렌 구축증 ▲손목 건초염 ▲손가락 골절 수술 등 웬만한 수부 질환 수술엔 다 적용할 수 있다.
수부 각성 수술의 안전성과 효용성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최근 국제성형외과학회지엔 '힘줄이전술'을 각성 상태에서 받은 집단이 전신마취 상태에서 받은 집단보다 더 빨리 회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수부 각성 수술을 1500건 이상 집도한 장기준 원장은 "실제 수부 각성 수술은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만족도도 높다"며 "의사와 환자가 소통하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정확하면서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