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젊어도 위험하다… 방심하면 안 되는 '실명 질환'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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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젊은 사람에게도 발생한다. 근시 등 녹내장 고위험 요소가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은 60대 이상 환자가 약 50%를 차지할 만큼 노인 환자가 많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약해져 시야가 좁아지다가 말기엔 완전히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병인데, 시신경이 약해지는 주요 원인이 노화와 높은 안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다고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 갈수록 젊은 녹내장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녹내장 주간'(매년 3월 둘째 주)을 맞아 녹내장에 대해 알아보자.

◇증상 없는 녹내장, 자각하면 이미 말기
한국녹내장학회에 따르면, 녹내장 증상은 크게 안압 상승에 의한 직접적인 증상과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증상으로 구분된다. 안압 상승 증상으로는 눈 충혈, 물체가 흐리게 보이는 현상, 빛 번짐, 눈과 머리의 통증 등이 있다.

시신경이 약해져 생기는 증상으로는 시야 혼탁이 있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기에 하루아침에 시력 저하나 상실이 일어나진 않는다. 초기엔 물체가 약간 흐리게 보이는 정도의 증상만 나타나기에 녹내장보단 안구 건조나 만성피로 등을 시야 혼탁의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체 일부분이 잘 안 보이거나 물체 일부분만 보이는 등의 증상은 녹내장이 한참 진행된 다음에야 나타나는 증상이다. 병이 더 진행되면 불빛도 인지할 수 없는 완전 실명상태가 된다. 녹내장은 완전 실명의 첫 번째 원인질환이기도 하다.

◇젊은 녹내장 환자 증가… 근시·유전 영향
증상이 특별하지 않고, 노인질환이라는 인식이 커 젊은 사람들은 녹내장을 의심조차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녹내장이 꽤 진행된 상태로 안과를 찾는 젊은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봐도 40대 미만 녹내장 환자 수는 2012년 약 11만 4000명에서 2021년 13만 7000명으로 증가세다.


녹내장은 크게 '원발 녹내장'과 '속발 녹내장'으로 구분하고, 원발 녹내장은 다시 안압이 높아져서 발생하는 녹내장과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분류하는데, 젊은 녹내장 환자는 정상 안압 녹내장인 경우가 많다. 젊은 녹내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도 근시와 녹내장 가족력이 지목된다. 근시가 녹내장의 원인임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근시는 눈의 구조 변형으로 발생하는 일이라 녹내장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녹내장학회에 따르면, 근시가 있는 눈은 눈이 앞뒤로 길어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시신경의 변형이 일어나면서 약해지게 된다. 근시가 있다고 다 녹내장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근시가 심할수록 녹내장 발생 위험은 커진다.

또한 녹내장은 가족력이 크게 작용한다. 부모 중 한 명이 녹내장이 있으면 자녀가 녹내장을 가능성은 약 2배, 형제·자매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으면 4배 정도 발생률이 상승한다.

◇녹내장 고위험군·40세 이상 녹내장 검진 필수
녹내장은 증상을 자각할 정도가 되면,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녹내장 고위험군이라면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안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 고위험군으로는 ▲고도근시 ▲녹내장 가족력 ▲선천적으로 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 ▲혈액순환장애 ▲고혈압 ▲포도막염 ▲스테로이드 안약 사용자 등이 있다. 이들은 20대라도 정기검진을 통해 녹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40세 이상이라면 필수적으로 녹내장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국녹내장학회 김찬윤 회장(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젊은 연령대의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녹내장은 진단 시기가 빠를수록 시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져 안과 진료를 통한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찬윤 회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인 녹내장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최선이기 때문에 학회는 앞으로도 녹내장 조기 진단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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