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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먹는 피임약’ 나올까?… “정자 활동 3시간 막아”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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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운동성을 제한하는 남성 피임약의 효과가 동물실험에서 입증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번 먹으면 약 3시간 동안 정자의 운동성을 제한하는 남성 피임약이 개발됐다.

미국 웨일코넬의과대 연구팀은 호르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자의 활동을 막는 남성 피임약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TDI-11861라 불리는 약을 생쥐에 투약해 짝짓기 전, 짝짓기 중, 짝짓기 후 정자 움직임을 관찰한 것이다. TDI-11861은 수용성 아데닐릴 시클라제(sAC) 억제제다. sAC는 정자의 운동성에 영향을 끼치는 단백질로 수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약물 복용 후 3시간 동안 생쥐의 정자는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의 활동이 멈추면서 약물 복용 후 2시간까지 100%, 3시간까지 91%의 피임 효과가 나타났다. 정자는 암컷 생쥐에게 회수된 정자도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 정자는 24시간 정도가 지나다 원래의 활동성을 회복했다. 6주 동안 지속적으로 투여해도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암컷 쥐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인체적용시험 등 부작용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 후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공동 저자인 멜라니 발바흐 박사는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일상에서 사용하기 쉬운 피임약이라는 걸 보여준다”며 “남성들도 출산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 실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남성 피임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엔 미국 미네소타 대 군다 게오르그 교수 연구팀도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남성용 경구 피임약 ‘YCT529’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YCT529’는 ‘레티노산 수용체 알파(RAR-α)’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도록 설계된 약물로, 비타민A 유도체인 RAR-α는 레티노산과 상호 작용하면서 ▲정자 형성 ▲배아 발달 ▲세포 성장 등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실험에서 수컷 생쥐에게 4주간 ‘YCT529’을 투여한 결과, 단백질 기능이 차단되면서 생식기능이 저하됐고 정자 수 또한 감소했다. 피임 효과는 99%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쥐는 투여 중단 후 4~6주가 지나 생식기능을 회복했으며 정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