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짜증날 때 머리카락 뽑는 습관, ‘병’이라고?

전종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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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는다면 ‘발모벽’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발모벽은 특정 상황에 처하면 습관적·반복적으로 털을 뽑는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로, 대부분 18세 이전 또는 아동기에 시작되고 만성화돼 성인기 이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머리카락을 뽑는가 하면, 특정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 불안, 긴장, 우울, 좌절감, 지루함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은 뒤 만족감, 안도감, 기쁨 등을 느끼는 식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마다 의도적으로 머리카락을 뽑고, 시간이 지나면 작은 스트레스에도 머리카락을 뽑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아이의 경우 부모님과 관계에서 생긴 애정 문제가 발모벽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보통 머리카락을 뽑지만, 눈썹, 속눈썹, 턱수염 등을 뽑기도 한다. 드물게 다리털, 음모 등을 뜯는데, 별다른 통증을 호소하진 않는다.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견인성 탈모’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뽑아낸 모발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다시 자라지만, 계속 뽑으면 모낭 재생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자주 뽑는 부위 중심으로 부분 탈모가 발생하고, 심하면 머리 전체로도 증상이 확대된다. 일부 발모벽 환자는 뽑은 머리카락, 털을 씹거나 삼키는데, 이로 인해 소화기관에 머리카락이 뭉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발모벽은 두피 진단 후 심리치료·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인지행동요법을 통해 머리카락을 뽑는 습관은 잘못된 행동이며, 머리카락을 뽑는 것이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없음을 환자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을 정상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 치료를 할 때는 강박장애에 투여하는 ‘클로미프라민’이나 선택적 세로토닌계 항우울제 등을 사용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발모벽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발모벽 환자의 경우 증상을 숨기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머리카락이 끊어져 있거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듬성듬성 머리카락이 빠졌다면 발모벽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