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자를 못 끊는 이유… 의지 문제가 아니었다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 최근 초가공식품 섭취가 중독성을 유발해 담배처럼 끊기 힘들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 감자 칩, 쿠키, 아이스크림, 감자튀김과 같은 초가공식품을 끊겠다고 다짐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다시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적이 한 번씩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자기 탓을 하기 쉽다. 그런데, 의지박약이 아닌 초가공식품에 중독돼서 끊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최근 초가공식품 섭취가 중독성을 유발해 담배처럼 끊기 힘들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은 식품첨가물이 들어있고 가공과 변형이 많이 된 식품을 말한다. 과자, 음료, 즉석편의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미시간대와 버지니아 공대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1988년 미국 공중위생보건국장의 담배 중독성 보고서에 게재된 중독 기준인 ▲강박적 사용 ▲ 정신 활성 효과(기분변화유발) ▲강화 ▲강한 충동을 통해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감자 칩, 쿠키, 아이스크림, 감자튀김과 같은 초가공식품은 담배와 같은 중독성 물질로 표시되는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연구진은 반복적인 금연 시도에도 불구하고 흡연을 이어가는 행위처럼 초가공식품도 강박적인 사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당뇨병, 심혈관질환, 비만 등으로 인해 식이를 조절해야 하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환자가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지 않았다는 과거 연구 결과도 있다. 뉴트리언츠(Nutrients) 등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 치료를 위해 위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50%가 체중을 회복했는데, 그 원인이 과도한 초가공식품 섭취였다.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인 폭식증 환자도 강박적으로 과일이나 채소보다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담배의 니코틴이 환각상태를 유발하는 것처럼 초가공식품 또한 향정신성 물질로 간주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화이트초콜릿과 코코아초콜릿을 섭취한 사람은 흡연자보다 향정신성 약물 효과 척도 점수가 더 높았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흡연, 초가공식품 섭취 등을 통해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자기 강화와 배부르더라도 계속 섭취하며 섭취에 대한 강한 충동을 느낀다는 점에서 담배와 초가공식품이 유사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 저자인 알렉산드라 G 디펠리세안토니오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 중독성이 있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며 “초가공식품을 단순히 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출 때”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독(Addiction)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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