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냄새·모양·색깔… 대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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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의 모양·색·냄새는 질환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선시대 의원들은 왕의 매화(대변)를 직접 보고 냄새를 맡으며 왕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실제 대변은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모든 소화기관을 지나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대변을 본 후 언뜻 보거나 맡았을 때 색깔·모양·냄새가 평소와 다르다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시큼한 냄새는 소화불량, 비린내는?
대변 냄새는 섭취한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내 미생물 환경이 음식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냄새는 특정 질환의 의심 증상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화불량 환자는 과다 분비된 위산으로 인해 대변에 산 성분이 많이 섞여 시큼한 냄새가 날 수 있고, 대장 출혈이 있는 경우 대변에 피가 섞여 비린내가 날 수 있다. 비린내와 함께 대변이 진한 붉은색·검은색을 띤다면 대장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 대장 조직이 부패하면서 생선 썩은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섭취한 지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은 채 대변에 섞여 나오면 거품이 많고 밝은 노란색을 띠면서 지독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이 경우 췌장·간·담낭 문제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굵어도, 얇아도 문제
건강한 사람의 대변 굵기는 2cm 정도며, 길이는 약 12~15cm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이보다 굵거나 가는 대변, 길거나 짧은 대변을 볼 수 있다. 굵은 대변은 주로 수분 부족이 원인이며, 길고 가는 대변은 영양 부족·불균형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위장에서 소화되고 남은 노폐물이 줄어들면 대변의 크기가 작아질 수 있고,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급격히 줄인 경우 가늘고 긴 대변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식사량을 늘리고 섬유소·단백질을 보충하면 다시 원래 모양을 되찾는다. 대변이 작고 동그란 모양이거나 자꾸 끊긴다면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장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변이 충분히 부풀지 못해 이 같은 모양의 대변을 보게 된다.

흰색·검은색 대변, ‘위험 신호’
정상적인 대변은 갈색이다.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인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한 뒤, 음식물과 만나 장으로 내려간다. 이때 초록색이던 담즙이 장내세균과 만나 갈색으로 변한다. 사람마다 장내세균 분포가 다르다보니, 갈색, 황토색, 노란색 등을 띠기도 한다. 간혹 녹색 변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초록빛의 담즙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채 배설된 것이다. 설사가 심해 대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은 경우에도 녹색 변이 나올 수 있으며, 녹색 채소를 많이 먹은 뒤 녹색 변을 볼 수도 있다.

대변이 흰색·회색이라면 ‘담도폐쇄증’을 의심해야 한다. 담즙이 대변에 제대로 섞이지 않았을 때 생기는 증상으로, 흰 쌀밥을 뭉쳐놓거나 두부를 으깨놓은 것과 같은 대변을 보게 된다. 담도염, 담도암 등이 있으면 담도가 막힐 수 있다. 반대로 검은색 대변은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등 위장관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음식물에 섞인 혈액이 시간이 지나 검은빛을 띠는 것으로,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밖에 대변이 붉은색을 띠는 경우에는 궤양성 대장염, 치질, 대장암 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