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나를 옥죄는 '일 중독'… 의심할 수 있는 '10대 증상'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이원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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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은 금단증상까지 부를 수 있는 질환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면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게 된다. 이것이 큰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일에 대한 열정'을 넘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일'로 지탱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한 번쯤 일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열정'과 다른 일 중독

일 중독은 영어로 '워커홀릭(workaholic)'이라 한다. 정신과적인 병명은 '과잉적응증후군'으로, 경제력에 대한 강박, 일 마무리에 대한 완벽주의적 성향,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는 듯한 상태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2018년 한국산업노동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7%가 일 중독일 정도로 대한민국에 흔하다. 실제 지난 1일, 유튜버 풍자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일 중독으로 골반염 치료를 미뤄 고관절이 괴사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일 중독은 단순히 일에 몰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 피터 베르거(Peter Berger)는 일 중독과 일에 몰입하는 것은 '일을 중단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12년에 발표된 노팅엄트렌트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일에 몰입하는 것과는 달리 ▲일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정도 ▲일 때문에 일어나는 기분 변화 ▲내성 ▲금단증상 ▲사회적 갈등 ▲반복되는 행동이 있다면 일 중독이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일 중독자는 정신적 보상을 일로 받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일에 중독되면 식욕, 수면욕 등 기본적인 생리 욕구도 줄어 제대로 밥을 챙겨 먹지 않거나 잠을 충분히 자지도 않는다. 소화계통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앓던 병을 제때 치료하지도 못해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취미생활 만드는 게 도움

일 중독자는 겉으로 봤을 때 일에 대해 열정 있는 사람처럼 보여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 중독 자가진단법을 바탕으로 스스로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브라이언 E.로빈슨이 저술한 '책상에 묶인 마음(chained to the desk)'에서는 일 중독의 10가지 증상을 소개한다. ▲항상 서두르며 매일 바쁘다 ▲과도하게 계획하고 과도하게 조직한다 ▲어느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완벽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일 때문에 인간관계가 어긋나곤 한다 ▲요란 법석을 떨며 일한다 ▲끊임없이 일하고 불평을 자주 한다 ▲일에서 황홀경을 경험한다 ▲참을성이 없고 자주 화를 낸다 ▲일로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이다. 이 중 해당하는 사항이 많을수록 일 중독일 가능성이 크다.

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나 지인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규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일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일주일에 하루 이상은 업무와 거리를 두고 지내는 날을 정해야 한다. 만약 혼자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면 상담치료를 병행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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