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농담'’의 힘… 스트레스와 우울 잡는다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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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인 감정 조절 전략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스 상황을 ‘분석’하려는 사람이 있고, 실없는 ‘농담’으로 가볍게 넘기려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 현명할까? 객관적 분석보다, 가벼운 농담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힘들 때 주고받는 농담과 유머가 스트레스와 우울을 해소해준다.

폴란드 바르샤바 의과대와 인문사회과학(SWPS)대 합동 연구진은 유머의 스트레스 조절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정신과 외래진료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16~65세 사이였으며 모두 우울증에 걸렸다가 증상이 가라앉은 상태였다. 실험은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됐다. 참가자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괴로웠던 경험을 떠올리게 해 일부러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게 첫 번째였다. 이후 격양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과정이 뒤따랐다.

연구진은 감정 조절 단계에서 각 참가자에게 ▲본인의 스트레스에 대한 유머(humor) ▲본인의 스트레스와 무관한 유머 ▲스트레스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글 중 하나를 임의로 배정했다. 유머가 있는 글은 질문으로 구성했다.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묻다가 점차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식이었다. 단, ‘본인 스트레스와 무관한 유머’에선 참가자 본인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정했다. 참가자가 자기 스트레스에 빠져 있지 않도록 정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스트레스를 객관적으로 묘사한 글은 참가자의 스트레스 경험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연구 결과, 유머러스한 질문에 응답한 참가자들은 모두 부정적 감정이 완화됐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질문에 응답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첫 대답엔 부정적 감정이 묻어났다. 그러나 웃긴 질문이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답변도 누그러져, 마지막 질문엔 모든 참가자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유머가 본인의 스트레스와 관련됐든지 아니든지 간에 참가자가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는 비슷하게 줄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글은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는 효과가 없었다.

유머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다. 정신적으로 괴로워도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신뢰하고, 타인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알려졌다. 유머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의식적으로 농담하면 날카로워진 신경과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8주간 농담하는 훈련을 받았더니 기분이 나아졌단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는 지난 5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