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비만약 등장… 수술 대체할 수 있을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삭센다보다 우월한 ‘위고비’ ‘마운자로’ 등장 ​체중 감량 효과 삭센다 2배 이상 효과 크지만 오남용 부작용 우려

▲ 삭센다보다 효과가 월등한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등장하면서 비만약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위 제품은 '마운자로'/일라이릴리 '마운자로' 홈페이지 발췌


당뇨병 치료제인 '삭센다'가 빠르고 효과 확실한 다이어트 약처럼 여겨지는 가운데 삭센다를 시시하게 만들 '마운자로'가 등장했다. 지난해 허가를 받은 '위고비'가 연내 우리나라 허가를 받겠다고 밝힌 이후 등장한 마운자로는 국내 비만약 시장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삭센다가 독주하는 국내 비만약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까?

◇수술 수준 효과 '마운자로', 업그레이드 된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는 지난 5월 말 미국 FDA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승인 과정에서 공개된 체중 감량 효과 데이터는 마운자로를 단숨에 비만약계 게임처인저로 만들었다.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체중의 최대 22.5%(24kg)까지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 체중감량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가 평균 5%, 최대 10% 정도이다. 임상시험 결과대로라면, 마운자로는 1주일에 1회만 투약하면서 체중감량 효과는 삭센다보단 2배 이상 높고, 비만 대사수술과 비슷하다. 비만 대사수술의 체중감량 효과는 20~30% 수준으로 알려졌다.

마운자로의 남다른 체중감량 효과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1(GLP-1)과 또 다른 호르몬 GIP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약물의 특성에서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GIP는 그동안 몸에 별 효과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GLP-1과 함께 사용하면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데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출시돼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삭센다를 내놓은 노보노디스크의 최신 GLP-1 제제 비만약이다. 위고비는 미국 FDA에서 승인받은 비만 환자 체중관리를 위한 최초의 주 1회 GLP-1 계열 비만약으로, 체중감량 효과는 10~15% 수준이다. 혈액-뇌 장벽을 더 잘 통과할 수 있어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방출을 증가시키고, 식욕 감소를 일으키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천연 GLP-1 호르몬보다 더 오래 포만감, 충만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삭센다와의 가장 큰 차이는 약효 지속기간이다. 삭센다는 1일 1회 사용해야 하나, 위고비는 1주일에 1회만 사용하면 된다. 사용 간격이 길어 편의성이 좋다 보니, 해외에선 위고비가 곧 삭센다를 뛰어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노보노디스크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2년 1분기 위고비의 글로벌 매출은 약 2489억원(1억9800만 달러)으로, 삭센다 매출 3565억원(2억 8350만 달러)을 뒤쫓고 있다.

◇시장 재편되겠지만… 효과만큼 큰 부작용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국내 비만약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된다. 동시에 예상만큼 큰 변화를 일으키기 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강력한 효과만큼 부작용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효과가 일주일이면 부작용도 일주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사 제형 약물의 반감기(약효 지속기간)가 길면, 환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어 복약순응도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나, 효과만큼 부작용 지속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마운자로 임상시험과정에서 중도 탈락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5mg, 10mg, 15mg 세 종류로 구분되는데, 고용량을 사용 임상시험군에서 각종 부작용을 호소, 시험 중단을 참여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운자로가 일단 당뇨병으로 허가를 받겠지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오프라벨(의약품 허가 외 사용) 처방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비만약보다 부작용을 줄였다 해도 적응증과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면, 삭센다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도비만 환자 1년 반 투약 결과… 수술 대체 불가
마운자로가 비만 수술 대안이 되거나 비만 시장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한양대병원 맞춤형 비만치료센터 하태경 교수는 "마운자로는 주사 한 방에 24kg를 빼준다, 수술을 대체할 효과가 있는 약이라는 등의 얘기가 있으나 이는 과장된 정보"라고 말했다. 그는 마운자로의 체중감량 효과는 평균 체중 104.8kg 이상(평균 BMI 38)인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 1년 반(72주)에 걸쳐 계속 약을 투여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임상시험 대상자만큼 비만이 아니거나, 임상시험 기간만큼 장기간 꾸준한 투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대한 효과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태경 교수는 "특히 FDA 허가 근거가 된 임상시험엔 72주 이내에 약을 끊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내성은 없는지, 72주 이상 사용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비만 대사 수술을 대체할 만한 약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하 교수는 "임상시험이 진행된 미국에서도 비만 전문가가 설정한 마운자로의 효과가 큰 대상은 BMI 30~35에 해당하는 비만 대사수술과 약물치료의 경계에 있는 사람이지, 비만 수술이 꼭 필요한 BMI 35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마운자로의 72주 투약 비용이 최소 2200만원 수준이라 경제적 측면에서 비만 대사수술의 대안이 어렵고, 비만은 한 가지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수술의 보조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새로운 비만약의 등장으로 기존 비만약 시장 선두를 달리는 삭센다의 시장 비중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삭센다는 1일 1회,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1주일에 1회만 사용하면 되기에 편의성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이에 대비한 시장 전략 재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삭센다는 지난해 BMI 30 이상 만12~18세 소아 청소년 대상 적응증을 허가받은 점 등을 고려한 시장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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