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부쩍 살찌고 성숙해진 아이, '이 질환'일 수도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5/05 18:00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면서, 살이 찐 아이들이 늘었다. 성장기에 찐 살은 키로 간다는 얘기도 있으나, 비만한 상태는 아이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아이가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조숙하다면 성조숙증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진호 교수와 함께 성조숙증에 대해 알아보자.
◇만 8세 이전 2차 성징 시작됐다면 '성 조숙증' 의심해야
최근 아이가 부쩍 살이 찌고, 2차 성징의 조짐이 보인다면 '성 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단순히 살이 찌는 걸 넘어 8세 이전의 여아 또는 9세 이전의 남아에서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됐다면,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크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어린 나이에 초경을 하게 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성장이 일찍 끝나게 되어 최종 키가 작아진다. 그 때문에 아이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방지하고, 최종 키를 키우기 위해 치료가 권장된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로 오랫동안 자랄 수 있도록 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주사를 4주 또는 3개월 간격으로 맞는 것이다. 최근에는 6개월마다 맞는 주사가 보급돼 이전보다 편의성이 좋아지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가 성장을 억제한다고 오해할 수가 있지만,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장을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치료 동안 1년에 약 4~6cm 정도는 자라 키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최종 키를 키워주기 위한 치료 효과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미 초경을 하거나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되었다면 가능한 한 일찍 병원에 가 검사받는 게 좋다.
다만, 아이가 성조숙증이 생겼다고 해서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최진호 교수는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비만의 빈도가 높아지고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학설이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 음식이나 운동 등의 생활습관만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성조숙증으로 진단받는 어린이 중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예방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등을 유지하면 건강 상태와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으나, 성조숙증을 전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렵다"라며 "의심이 된다면 가능한 일찍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길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