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눈앞에 벌레 같은 게 자꾸… ‘이 질환’ 때문일 수도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4/24 10:00
안과 질환이라고 하면 시력 저하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눈 통증 등을 주로 떠올린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이 아닌 눈앞에 점이 있거나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질환도 있다. 바로 ‘비문증(飛蚊症)’이다.
비문증은 말 그대로 눈앞에 모기(蚊)와 같은 벌레가 날아다니는(飛) 듯한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눈 속을 채우는 투명한 물질인 ‘유리체’가 노화되면서 일부가 묽어지고 혼탁한 찌꺼기가 발생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40대에 발생하기 시작하며, 50~60대에 흔히 경험한다. 근시가 심한 경우 청년기 이후에 일찍 비문증을 겪기도 한다.
하늘이나 흰 벽을 보면 앞에 점, 벌레와 같은 이물질이 보여 시야가 가려지고, 시선의 방향을 바꿔도 이물질이 함께 움직인다. 모양에 따라서는 실오라기로 착각할 수 있다. 간헐적으로 증상이 생기다보니, 이물질이 사라졌다가 다시 보이는 경우도 많다.
비문증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시야를 가려 불편하지만,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눈앞의 부유물에 집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앞을 보려고 노력하면 부유물이 보이는 빈도가 줄어들 수 있다.
비문증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안과를 방문해 검사·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레이저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비문증을 치료한다. 다만 레이저 시술의 경우 기계적인 충격파를 이용해 이물질을 잘게 부수는 과정에서 망막이 손상될 위험이 있으며, 안구에 구멍을 뚫고 유리체를 절제해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술 또한 합병증을 동반하거나 치료 후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치료는 이물질이 시야를 심하게 가릴 정도로 큰 경우에만 고려하는 것이 좋다.
한편, 눈앞에 보이는 이물질 개수가 많거나 고도 근시가 있다면 ‘망막열공’을 의심해야 한다. 망막열공은 망막이 찢어지면서 구멍이 생긴 것으로, 이로 인해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 출혈, 시력저하, 두통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40세 전에 비문증이 생긴 경우 망막열공일 수 있는 만큼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이밖에 망막박리 초기에도 빛이 번쩍거리는 것과 같은 ‘광시증’과 함께 눈앞에 점이 있거나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