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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불분명 신경근육병 '이 질환' 의심해야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4/15 06:30
이상할 정도로 팔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근육이 약해 쉽게 피로해지며, 심할 땐 호흡곤란까지 나타나지만, 수년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면 의심해봐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폼페병이다. 폼페병은 4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라 진단조차 쉽지 않다. 4월 15일 '세계 폼페병의 날'을 맞아 폼페병에 대해 알아보자.
◇발견 못 하면 1세 이전 사망도… 증상 다양한 병
희귀신경근육질환인 폼페병은 근육 속 글리코겐을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 때문에 노폐물이 축적돼 발생하는 리소좀 축적 질환 중 하나이다. 리소좀은 우리 몸의 쓰레기 처리시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체내에서 노폐물이 축적되지 않도록 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폼페병은 발병시기에 따라 영아형 폼페병(IOPD)과 후기 발병형 폼페병(LOPD)으로 구분한다. 영아형 폼페병 아이는 온몸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고개를 가누는 데 어려움을 보이고, 아이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들어 올리면 다리가 축 늘어지며 심장 비대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1세 이전에 호흡기 부전으로 사망한다.
후기 발병형 폼페병은 생후 1년 이후에 발생하는 폼페병을 의미한다. 주로 근육이 위축되어 몸통과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영아형 폼페병보다 병의 진행이 느리며, 심장 비대증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밖에도 폼페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 근육 약화로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피로감, 호흡곤란, 수면무호흡증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원인 알 수 없는 신경근육병증, 폼페병 의심 필요
위의 증상 외에도 원인이 불분명한 신경근육병증 환자도 폼페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포르투갈 신경 근육 외래 진료센터에서 9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관찰 연구 결과, 진단되지 않은 근육병증 환자의 4%가 폼페병 진단을 받았다. 신경근육병증 환자의 첫 증상 발현 시점은 만 2.5세부터 만 48세 사이였으며, 폼페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4명 모두 지대형 근육 약화(LG MW) 증상을 보였다.
또한 국내 8개 병원의 신경근육센터에서 18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진단되지 않은 근육병증 환자의 1%가 폼페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받은 환자 모두 하지 근육 약화가 9세에 처음 발현됐으며, 진단 시 높은 크레아틴 키나아제(CK) 수치를 보였다. 크레아틴 키나아제와 간세포 효소 수치 상승은 폼페병 환자에서 근육세포 손상을 의미하는 지표다. 크레아틴 키나아제는 근육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로 골격근, 심근, 평활근, 뇌 등에 고농도로 분포되어 있어 심근경색이나 근육 손상, 근육병 등에 의해 근육 세포가 파괴되면 혈액 내 크레아틴 키나아제 농도가 상승한다.
◇조기 진단 시 일상생활 가능
다행히 폼페병은 치료제가 있어 조기에 진단만 받는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폼페병 조기 진단을 위해 폼페병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환자 대상 스크리닝(High Risk Screening)과 신생아 대상 신생아선별검사(Newborn bloodspot screening)를 권유한다. 특히 신생아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을 하고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장 임한혁 교수는 “폼페병은 치료제가 존재하는 만큼 병세가 악화하기 전 치료를 시작할수록 혜택이 큰 희귀질환”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조기에 폼페병을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